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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신약 ‘카나브’ 잘 팔리자…울며 겨자 먹기 약값 인하

토종신약 카나브 올해 처방액 1,000억 눈 앞

고혈압 복합제가 '카나브 패밀리' 매출 성장 견인

사용량-약가 협상제는 걸림돌...내년 매출 소폭 영향





보령제약(003850)의 대표 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가 약가 인하에 직면했다. 이유는 지나치게 잘 팔려서다. 해당 의약품은 최근 월간 처방액이 90억 원 안팎을 기록하는 데다 올해 연간 처방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의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제도’의 대상이 돼 내년부터는 약가를 인하해야 한다. 재정 절감을 위한 정부의 방안이지만 일각에서는 “잘 나가는 토종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나브 올해 연매출 1,000억 돌파 눈 앞...복합제 라인업 주효


19일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보령제약의 카나브 원외 처방규모는 66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실적 810억원의 80% 가량을 달성했다.

월별 처방규모를 살펴보면 지난 6~8월까지는 89억, 91억, 88억원을 기록하는 등 하반기 월별 처방규모가 90억원 안팎의 수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처방규모가 하반기까지 유지된다면 카나브의 올해 총 처방액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국내 제약업계가 개발한 신약들 중 국내 처방액 규모가 연간 1,000억원을 넘어선 경우는 없다.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는 보령제약이 지난 2011년 출시한 14번째 국산 신약이다. 출시 첫 해 처방액 규모는 62억원에 불과했지만 5년 만인 지난 2015년 처방액이 384억원까지 늘었다. 판매량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카나브 패밀리’로 불리는 복합제 라인업의 활약 덕분이었다. 고혈압은 통상 다른 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제 외에 다른 복합제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점에 착안해 보령제약은 관련 제품군을 잇달아 출시해 ‘카나브 패밀리’ 라인업을 갖춘 것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2016년 선보인 듀카브(카나브-안로디핀 복합제)와 투베로(카나브-로수바스타틴 복합제)에 더해 듀카로(카나브-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3제 복합제)와 아카브(카나브-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를 추가로 출시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나브는 노바티스, 머크 등 해외 경쟁사 제품 대비 우수한 혈압 강하 효과 및 낮은 복약 중단율을 바탕으로 연평균 20%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상반기 카나브패밀리 매출액은 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고, 하반기에는 ’듀카로‘와 ’아카브‘도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잘 팔리는 약 가격 낮춰라...내년 매출 소폭 영향 불가피
다만 내년에도 이 같은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약가 인하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4일 총 75개 약제군 131 품목에 달하는 ‘2020년도 4·4분기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모니터링 대상 약제’를 공개했으며, 이 중에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정30·60·120mg(파마사르탄칼륨삼수화물)’ 이 포함됐다. 보령제약이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대상이 된 것은 지난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제도는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처방규모가 크게 늘어난 의약품의 약가를 일정 비율 인하하도록 협상하는 제도다. 병원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만큼 약값을 낮춰 건보공단의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보령제약은 건보공단과 협상해 연내에 약가 인하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약가가 낮아지면 판매량 증가에도 실적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병원 방문 환자가 줄어 전문의약품 제약사는 일정 부분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약가 인하 제도는 카나브처럼 잘 나가는 토종 신약의 성장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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