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이 해외에 준공한 곡물 수출터미널을 통해 사료용 밀을 국내로 처음 들여왔다. 세계 5위 곡물 수입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식량 위기가 발생할 경우 안정적으로 곡물을 조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2일 우크라이나에서 사료용 밀 6만8,000톤을 수입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만1,000톤은 회사가 투자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터미널에서 수입한 물량이다. 인천항을 시작으로 국내 3개항에서 하역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권자로 지분 75%를 확보한 곡물터미널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최대 수출항 중 하나인 미콜라이프항에 있다. 밀·옥수수·대두 등 연간 250만톤 규모의 곡물 출하가 가능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번 식량 수입은 국내 기업이 확보한 최초의 해외 곡물 수출터미널을 통해 양질의 사료용 곡물을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첫 사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 식량 수출국들은 자국 식량 비축에 집중하고 해외 메이저 곡물회사들이 국제 곡물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 세계 식량 시장 수급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곡물터미널은 곡물 사업뿐만 아니라 국가 식량 안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밀 수요는 343만톤(2019년 기준)에 달하지만 이 중 2만톤만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사료용 밀은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옥수수 등 다른 곡물로 대체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사료용 밀 공급을 계기로 자체 터미널을 통한 밀·옥수수 수입을 확대해 안정적인 국가 곡물 조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2018년 100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식량 사업 육성을 선정했다. 포스코는 우크라이나를 해외 곡물 수출 전진기지로 삼아 유럽·중동·북아프리카 등에 옥수수·밀 등 곡물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식량 사업은 쌀을 시작으로 밀과 옥수수·대두(콩)·보리 등 주요 곡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2015년 84만톤이던 교역량은 올해 약 750만톤으로 늘었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은 “국제 곡물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식량 사업을 더욱 육성해 해외농업자원을 안정적으로 국내로 조달하는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정부가 추진하는 식량안보 정책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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