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이 지난 1950년의 한국전쟁 개입을 의미하는 ‘항미원조(抗美援朝) 참전’ 70주년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개최하며 미국의 압박에 맞선 내부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다음주에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9기 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열고 ‘쌍순환(국내외 이중순환)’ 등 향후 5년간의 경제성장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관영 중국중앙(CC)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이날 중국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항미원조 해외원정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기념식 연설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 중국 지원군의 참전은 제국주의의 침략을 억제하고 신중국의 안보를 지키며 아시아와 세계평화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정당화에 나섰다.
시 주석은 미국의 북진을 ‘침략’으로 규정하면서 “침략자가 일으킨 전쟁의 불꽃이 신중국의 집 문 앞까지 다가왔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 “국가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자 조선(북한)의 요청에 응해 항미원조를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중국 지원군은 조선전장에 들어갔고 이는 정의로운 행동이었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한국전쟁을 통해 중국군의 현대화가 가속화됐다고 자부하며 “경제사회 발전과 종합국력을 계속 키우겠다”고 말했다.
갈등이 악화되고 있는 미국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시 주석은 “(미국이 내세우는) 어떠한 단변주의·보호주의·극단이기주의 등도 곧 ‘죽음의 길’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국가주권과 발전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선양과 단둥 등에서도 다양한 기념식이 진행됐다. 관영매체 등은 전시회, 기념장 제정, 참전 노병 인터뷰 등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중국은 실제 1950년 10월19일에 군대를 한반도로 보냈지만 첫 전투가 벌어진 25일을 ‘항미원조 기념일’로 지정했다.
대대적인 행사로 내부결속을 강화한 중국은 26일 열릴 예정인 5중전회 준비에 돌입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2일 개최된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13차 5개년 경제계획(13·5계획, 2016~2020년)이 순조롭게 진행돼 총체적으로 주요 목표가 실현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상무위는 ‘14·5계획에서도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목표로 ‘쌍순환 발전’ 모델을 힘껏 추진할 것’을 결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