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통업계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2020코리아세일페스타’가 경기활성화의 불씨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를 코로나19로 위축된 내수 진작의 모멘텀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의 업체들이 참여하고 전국 17개 광역시·도가 모두 함께하는 전국 규모의 행사로 확대된 만큼 침체된 유통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세페 추진위원회는 23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행사 계획과 방향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비대면 중심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코엑스 광장행사와 같은 오프라인 홍보행사는 가급적 자제하고 착한 김장 캠페인이나 인플루언서 경연대회 등 온라인·비대면 이벤트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에서 행사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힘든 상황임에도 추진위는 참여기업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고 소비도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행사 성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유통·제조·서비스 업종에서 1,328개사가 참여를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704개 업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며 2016년 코세페 개최 이래 최대 규모다.
백화점은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AK플라자 등이 참여해 해외 명품 대전, 특가 기획, 쿠폰 이벤트,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식품·대형가전·패션잡화를 중심으로 최대 50% 할인한다. 쿠팡·위메프·티몬·G마켓·옥션·11번가 등 주요 온라인 쇼핑몰은 최대 60% 할인행사를 펼친다.
강명수 코세페 사무국 팀장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코세페의 경제적 효과를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참여기업이 크게 늘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매출을 회복하고 소비시장을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소비도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으로 전망해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의 경우 참가기업이 2018년 451개에서 704개로 늘었으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주요 100개 유통업체의 일평균 매출액도 5,400억원으로 전년(4,500억원)보다 증가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행사를 위해 당초 계획보다 예산도 확대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코세페에 편성된 예산은 22억8,900만원이었으나 올 7월 3차 추경에서 지방자치단체 소비활성화 행사개최 지원을 위한 예산 25억5,000만원이 추가로 반영됐다. 또 소득공제 한도 추가 상향(30만원)을 추진하고 개별소비세를 5%에서 3.5%로 인하하며 유통업계의 판촉비 분담의무를 완화하는 등 참여기업을 위해 세제·규제 측면에서 총력으로 지원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비자와 기업, 정부·지자체가 함께 진행하는 소비 진작 행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범정부적으로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이번 행사를 경기반등의 계기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코세페는 최초로 전국 17개 광역시·도가 모두 참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광주 세계김치랜선축제, 부산 국제수산엑스포, 대전 온통세일축제, 대구 전통시장 세일행사 등이 열려 골목상권 및 지역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외 ‘역직구’와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게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판촉전도 대대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코세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힘내요 대한민국! 코세페 엄지척 챌린지’도 진행한다.
이 밖에 전자·자동차·의류·가전·화장품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대표 소비재 제조업체가 지난해보다 배 이상 참여해 업체별·제품군별로 할인 상품과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약 25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코리아패션마켓 시즌2’가 진행된다. 또 신용카드사들은 제휴할인이나 캐시백, 경품 증정행사를 준비 중이며 통신사는 휴대폰 지원금을 상향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코세페가 온라인 비대면 중심이기는 하지만 일부 행사는 오프라인에서도 진행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추진위 측은 “참여 브랜드 가맹점들에 안전하게 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손소독제를 지원하는 등 방역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백주원기자 세종=조양준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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