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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 D램등 대폭 투자...글로벌 존재감 높여

이건희. 회장 취임하자 대폭 투자

'창업주 도쿄선언' 실현 적극 나서

글로벌시장서 반도체 존재감 높여

JY '반도체 비전 2030'으로 계승

이건희 회장이 2011년 세계 최대 규모 메모리 16라인 가동식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삼성




국수공장으로 시작한 작은 가게가 생활가전부터 모바일·반도체까지 두루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모습은 전후 한국 경제가 써내려간 경제발전의 기록만큼이나 경이롭다. 특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창업주인 아버지 고(故)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이 미국을 다녀온 뒤 결심한 ‘반도체 사업 진출’을 일선에서 지휘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에 뛰어든 시점은 지난 1983년. 호암이 “삼성도 미국·일본처럼 초고밀도집적회로(VLSI)에 투자하겠다”며 이른바 ‘2·8도쿄선언’을 통해 내수 소비재와 무역·금융업에 이어 첨단 정보기술(IT)을 다루는 기업이 되겠다는 복심을 드러냈다. 당시 74세였던 호암과 의논하며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제 궤도에 올려놓은 사람은 바로 이 회장이었다. 업황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한 D램을 첫 도전 대상으로 삼은 것도 그의 탁월한 경영적 판단이었다. 삼성은 도쿄선언 10개월 뒤 64K D램을 출시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도쿄선언 4년 뒤 경영권을 승계받은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나갔다. 1993년 6월 경기도 기흥에서 세계 최초로 8인치 웨이퍼 기반의 D램 양산 라인을 구축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존재감을 각인한 ‘강력한 한 방’으로 기억된다. 8인치 웨이퍼는 당시 주류였던 6인치 웨이퍼보다 생산성이 1.8배 높지만 공정이 복잡해 수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기술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없다면 애써 만든 제품 상당량이 불량이 될 수 있기에 미국이나 일본의 주요 업체들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이 회장은 과감하게 월 2만장의 8인치 웨이퍼로 16M D램을 300만개 양산하는 라인을 세웠다. 그리고 이것이 바탕이 돼 1994년부터 삼성은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가 됐다.



이 회장은 임직원에게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강조해왔다.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초격차 전략’ 역시 이 회장이 불안정한 메모리반도체 업황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로 앞선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작된 경영용어다. 그의 업적에는 진대제 전 사장과 황창규 전 사장, 권오현 전 부회장 등 삼성의 반도체 르네상스를 이끈 인물들을 발굴한 일도 포함된다. 업계는 삼성이 빠르게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성장한 이유로 이 회장 주도 아래 시도했던 과감한 설비투자·인재채용 등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강자였던 일본의 도시바·후지쓰·NEC 등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렸지만 이 회장 지휘 아래 삼성은 이들보다 4~5배 더 큰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하며 역전이 가능했다. 그 결과 삼성은 D램 부문에서는 29년 연속,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18년 연속, 개인용 컴퓨터(PC) 하드디스크의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14년 연속 시장 1위를 지켜가고 있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아버지의 뜻을 이어 초격차 전략을 굳건히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차근차근 진행해나가고 있다. 이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은 극자외선(EUV) 기반 최첨단 제품으로 높여나가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낮은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는 과감한 투자로 인텔·TSMC 등 경쟁사들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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