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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5천만원부터'…현대차 중국 현지 '제값 받기' 전략 먹힐까

국내보다 1,500만원 비싸…제값 받아 브랜드 가치 올리기

현지 생산 아닌 수출로 판매해 관세 15% 부담도

현대차 "정상 가격 유지가 현지 반등 중요 포인트"

현대자동차중국투자유한공사(HMGC)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팰리세이드의 모습./사진제공=HMGC 캡처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 반등을 위한 해결사로 현지에 투입한 팰리세이드가 국내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중국 내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 중국 현지 생산한 ‘베이징현대’차가 아닌 한국서 수입한 ‘현대차(005380)’로 판매하고 ‘제 값’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현지 로컬 브랜드 사이에 낀 어려운 상황을 중장기적으로 타개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구상이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중국에서 판매 중인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2륜 구동 모델이 29만8,800위안(약 5,043만원)부터다. 현대차는 현지에 3.5리터 엔진 모델 3종을 투입했는데, 나머지 사륜 구동 모델 2종은 가격이 31만800위안(5,240만원), 32만9,800위안(5,560만원)이다.

국내에서 팰리세이드 가격은 3,573만원부터다. 단순 계산으로는 중국 현지 가격이 국내보다 약 1,500만원가량 비싸다. 물론 옵션과 사륜구동 여부 등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지만, 크기가 차량 성능에 비해 낮은 가격대가 국내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여 큰 인기를 끌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팰리세이드를 고가 차량 위주로 출시해 “현대차는 싼 차”라는 인식을 없애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고전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현대차가 투입한 ‘회심의 한 수’다.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상품성이 검증된 데다 대형 SUV를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에도 맞는다. 여기에 현대차는 베이징현대 생산이 아니라 현대차그룹중국지주회사(HMGC)가 직접 수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중국 로컬 브랜드인 베이징자동차 이름을 뗄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현대차 독자 브랜드로 홀로서기 할 때를 대비할 수도 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사진제공=현대차


다만 관세가 문제다. 중국은 수입차에 관세 15%를 물리고 있다. 국경을 넘는 것만으로 수백 만원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 같은 ‘수입 모델’을 중국 현지에 연이어 투입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현지화가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켰다고 보는 것 같다”며 “베이징현대가 아닌 ‘현대차’에 대한 높아진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 회복의 열쇠를 이 같은 ‘제 값 받기’로 꼽았다. 이경태 현대차 중국지원팀 상무는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정상적인 시장 가격이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신차·수익성 위주의 운영으로 과거 시장에서의 위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도 내년 중 현지에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높은 가격’ 전략이 곧 브랜드 가치 상승은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이 현대차의 높은 가격을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현대차의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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