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사회의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온택트 시대에 교회를 떠났거나 비난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그들의 심령을 보듬고 위무하는 좋은 ‘영(靈)택트(영혼의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소강석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은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 이후 종교 영향도 인식조사 발표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 교회가 직면할 미래 생태계의 변화를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대처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종교에 대한 관심도는 줄었으나 종교의 필요성은 64.6%로 여전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 목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찍이 기독교 신학자 한스 큉(Hans Kung)의 말을 빌려 “21세기, 즉 미래로 갈수록 현대인은 기존 교회에 대해 저항하고 거부감을 갖는 경향이 커지겠지만 하나님을 향한 신심과 종교적 욕구, 또한 영성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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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목사는 앞으로 교회가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는 노력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비대면 온라인 문화 확산으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분야로 물건 구입(57.7%)과 영화 감상(35.1%), 회의미팅(33.7%) 다음으로 종교활동(27.1%)을 꼽고 있다. 온라인 종교집회에 참가한 경험은 전체의 37.5%에 달했고, 종교 가운데 기독교가 62.6%로 가장 높았다.
그는 “온라인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기기 사용과 영상 콘텐츠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온택트를 넘는 영택트 문화와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라며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와 포비아 때문에 정신적 병리현상을 겪고 있고, 자살률이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럴 때 한국교회가 인간의 영혼을 어루만지고 터치하는 영택트 시대를 여는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럴 때 교회에 저항하고 거부하던 사람들도 교회에 관심을 갖고 돌아오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 통해 지난 8월13~20일, 전국 만 19세 이상의 1,000명(유효 표본)의 온라인패널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통해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는 ±3.1%p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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