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재정정책 역할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재정준칙에 대해 한은이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3일 한은이 공개한 지난달 14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한은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위원은 “정부의 재정준칙과 관련해 재량적 측면이 상당한 연성준칙이란 견해와 함께 재정준칙 마련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며 “통화정책 운용 시 재정정책과 조화로운 운용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재정준칙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한은도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도 “재정정책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크게 확대된 상황인 만큼 재정 이슈에 대한 한은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통위원들의 재정정책에 대한 입장 정리 요구가 쏟아진 해당 금통위 직후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장기적인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서는 엄격한 재정준칙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19에 따른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현 상황에서 재정운용에 있어서 유연성이 요구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에서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엄중한 시기에 한은이 기름을 붓는다”며 “너나 잘하세요라는 영화대사가 떠오른다”고 말해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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