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주인이 바이든으로 바뀔 경우 무역전쟁 방식은 달라지겠지만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려는 정책목표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내세운 것과 같이 바이든 후보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을 내걸었다. 제조업 부양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7,000억달러(약 840조원) 지원 규모의 경제공약은 미국에서 만들지 않은 것은 사지 않겠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선거기간에 “경제가 국가안보다. 불공정한 보조금으로 미국 제조업을 약화시킨 국가들에 맞서겠다”면서 보호무역주의 강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할수록 반도체·자동차 등 우리 핵심산업의 경쟁력은 밀릴 수 있다. 또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할수록 전체 수출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우리의 대(對)중국 수출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의 부상에 제동을 걸면 동북아 정세에서 우리의 활로를 열어주는 측면도 있다.
대북정책의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선(先) 북한 비핵화, 후(後) 경제협력’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되 북한에 지속적으로 제재·압박조치 등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식의 ‘대북 쇼’ 외교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에 맞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국지적 도발 등 벼랑 끝 전술을 펼 수도 있다. 그동안 3번의 남북정상회담과 2번의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됐는데도 아무런 결실을 얻지 못했으므로 정부는 대북정책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정부는 말로만 평화를 외치는 ‘종전선언’ 이벤트에 매달리지 말고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3각 공조의 토대 위에서 북핵 폐기와 진정한 평화를 이끌어내는 데 힘써야 한다. ‘바이든 시대’를 맞아 경제와 안보 분야의 파고가 다층적으로 밀려올 것이다. 복합위기의 수렁에 빠지지 않으려면 정부는 ‘경제가 국가안보’라고 생각하면서 치밀하게 새 전략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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