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구직급여를 새롭게 신청한 사람이 전년 동기 대비 6.0% 늘어났고 지출액도 1조 원 아래로 줄었다. 노동시장이 다소 개선된 모습이지만 ‘공공 일자리’가 견인한데다 업종별로 분석하면 비대면 중심의 산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고용 없는 경제’로의 전환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8,000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코로나 19발 노동시장 타격이 통계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3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 3월 24.6%를 기록한 후 6월 39.9%까지 치솟았으며 7~8월 잠시 10% 중반대로 줄었다가 지난 9월 광복절 집회 발 집단 감염으로 39.4%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구직급여 지출액도 9,9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1조 원을 넘긴 후 처음으로 1조 원 아래로 내려왔다. 고용센터 영업일이 전년 동기 대비 이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노동시장의 개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계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고용 개선세가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2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만4,000명 증가했지만 공공행정 부문의 증가분이 19만9,000명이었다. 정부의 ‘공공 단기 일자리’ 사업이 본격화한 영향이 큰 셈이다. 제조업은 4만5,000명 감소했으며 특히 조선업·자동차 등 추세적 구조조정에 코로나 19발 수출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업종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산업의 ‘비대면’ 중심 전환도 이뤄지고 있다. 홈쇼핑·인터넷쇼핑 등 무점포 소매업(+1만6,000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2만5,200명),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4,300명) 등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크게 증가했다. 고용·노동 전문가들은 코로나 19가 비대면으로의 산업재편에 촉매제가 됐다고 분석하며 ‘고용 없는 경제’로의 전환도 가속화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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