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11일(현지시간) ‘광군제(11·11쇼핑축제)’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자회사 앤트그룹 상장 불발이라는 시름을 일단 날려버렸다.
이날 알리바바는 지난 1일부터 11일 0시30분까지 거래액이 총 3,723억위안(약 63조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본행사일인 11일 새벽 초당 구매상품량은 순간 58만3,000건까지 치솟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알리바바는 이번 광군제 행사에 중국 안팎의 25만개 브랜드가 참여해 1,600만가지 이상의 할인상품이 판매됐으며 새로 선보이는 신제품도 200만개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개발 업체들도 참여해 80만채의 주택을 정가보다 최대 100만위안(약 1억7,000만원)까지 할인해 팔았다.
이날 알리바바 외에 징둥과 쑤닝·핀둬둬 등도 각사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모았다.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은 1일부터 이날 0시0분9초까지 거래액이 2,000억위안(약 34조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올해 광군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다가 본격적인 회복 추세에 접어든 가운데 열렸다. 중국 정부는 이미 성장동력을 내수로 하는 ‘쌍순환 발전전략’을 채택했다.
다만 알리바바는 행사를 오히려 조용히 치르려 해 더 주목을 받았다. 알리바바는 과거 광군제의 상징이기도 한 저장성 항저우 본사 미디어센터의 ‘실시간 거래액 상황판’을 올해는 가동하지 않았다. 자사의 거래액 동향에 관한 언론 속보의 양을 줄이려는 고육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지난달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중국의 금융감독 기조를 비판한 데 대한 괘씸죄로 핵심 핀테크 계열하인 앤트그룹은 상장 중단이라는 폭탄을 맞은 상태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행사 붐을 일으켜야 하고 정부의 시선은 피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광군제에서 한국 브랜드들의 선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행사 초반 국가별 판매에서 한국은 일본·미국에 이어 3위로 집계됐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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