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신고가 행진을 거듭하며 6년2개월 만에 6만원 복귀를 눈앞에 뒀다. 4·4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곧 6만원을 돌파하리라는 의견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아차(000270)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5%(900원) 오른 5만9,00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기아차는 장중 6만1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기아차의 주가가 6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9월15일 6만100원으로 종가 마감한 후 6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가가 오르며 기아차의 시가총액 규모도 껑충 뛰었다. 이날 기준 기아차 시총은 23조9,164억원으로 현대모비스(22조7,656억원)를 밀어내고 코스피 12위에 올랐다. 11위인 LG생활건강(25조984억원)과도 1조원 차이로 격차를 좁혔다.
증권가는 기아차의 상승세가 개선된 실적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 19일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세타2 엔진 결함과 관련해 1조원이 넘는 추가 충당금을 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시장은 기아차가 적자전환하리라고 전망하며 실망 매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기아차가 매출 16조3,218억원, 영업이익 1,952억원을 달성했다는 3·4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는 급반전했다. 충당금을 쌓지 않았다면 이번 분기에 벌어들인 이익이 1조2,600억원에 달했던 것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5,804억원)를 2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시장을 놀라게 한 기아차의 주가는 이때부터 상승세를 탔다. 실적발표가 이뤄진 지난달 26일 4만7,950원으로 마감된 주가는 다음날인 27일 하루에만 10% 이상 오른 5만2,900원에 마감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이후로도 조정과 급등을 반복하며 이날 장중 6만원을 돌파했다. 13거래일 동안 주가 상승률은 23%에 달한다. 기아차의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기관으로 이 기간 동안 2,229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32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2,479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주가 전망에 긍정적이다. 9월과 10월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내수와 수출 모두가 증가세를 보인데다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아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13년 2·4분기 이후 7년여 만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인도에서 기아차 판매량은 2019년 4만5,000대에서 올해 13만대, 내년 23만대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 3·4분기 유럽 내 전기차(xEV) 판매량은 6만7,086대에 달해 현대차 판매량(6만5,612대)을 역전하는 등 전기차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 앞으로도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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