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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문화
따로 그렸지만 딱 맞은 그림, "공동소장 하세요"

화가 김남표 제주 프로젝트 '검질'

머릿속 큰 그림 따로 그리고 모아 완성

1인 4장까지 구매 '공동소장' 첫 시도

제주도 애월의 풍경을 그린 김남표의 ‘인스턴트 풍경-검질’. 가로세로 25cm의 그림 68점으로 이뤄져 있고 ‘공동소장’ 방식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사진제공=Aif 아이프




2019년 4월, 뜻맞는 사람들과 의기투합해 제주로 내려갔다. 거의 일 년을 제주에서 보냈다. 가뜩이나 강렬한 그림들이 더욱 ‘세졌다’. 정교하면서도 몽환적인 초현실적 풍경으로 유명한 김남표(50)의 신작 ‘검질’ 시리즈가 시작된 배경이다. ‘검질’은 잡초 넝쿨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그림이 탄생한 곳은 제주가 아닌 서울이다. 제주의 기운을 온몸의 감각으로 품고 돌아온 그는 풍경을 그리기로 마음 먹었고,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했다.

“풍광의 전체 이미지는 머리 속에 있었어요. 생각한 장면을 분할해서 그리기로 했습니다. 그간 야외에서 그린 작품들과 차이를 두고 싶었거든요. 크게 그린 풍경을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하나하나 그려서 조합하기로 했습니다. 너른 작업실(장흥아뜰리에)에서 그리면 나란히 배열해보고 전체 형태를 구상하면서 그릴 게 뻔해 일부러 집에서, 그것도 제일 작은 아들 방에 틀어박혀 한 점 한 점 그렸습니다.”

김남표의 ‘인스턴트 풍경-검질’ /사진제공=Aif 아이프


‘잘 그리기’로는 이미 정평 난 작가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현대미술로서 이번 작업의 ‘개념’인 동시에 작가가 스스로를 속박한 ‘약속’이기도 했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들이 오는 19일 서울 강남구 노아빌딩 내 아이프(Aif)라운지와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함께 열리는 ‘김남표의 제주 프로젝트 1탄- 검질’로 첫선을 보인다. 개막에 앞서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완성작이 처음으로 한 벽에 배열됐다. 놀랍게도 구성은 정확했다.

제주도 애월의 풍경은 가로·세로 25㎝의 캔버스 68장에 나눠 그려졌다. 제주 녹고메 오름의 풀숲 위로 올빼미가 날아오른 장면은 84장으로 쪼개져 있지만 완벽한 날갯짓을 그린다. 녹고메에서 내려다 본 푸른 숲은 생생한 풍경 사이에 추상의 조각들을 몇 점 끼워 넣었다. 마치 거대한 영상에서 픽셀 하나가 깨어진 듯 튀어 보인다. 독특하다.



커다란 화폭에 전체를 그릴 경우, 일반적인 화면구성 원리로는 집중할 대상과 흐릿한 채 두는 배경을 구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장씩 따로 그린 작품들은 셀(조각) 하나하나가 각자의 완결성을 갖는다. 독특한 개념의 이번 작품에 대해 작가는 “전체적으로는 풍광을 그린 구상 작품이지만 하나씩 떼어내 보면 추상화로 보인다”면서 “마치 우리의 삶을 이루는 하루하루가 ‘추상’인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김남표 ‘인스턴트 풍경-검질’ /사진제공=Aif 아이프


한발 더 나아가 작가는 완성된 작품들을 ‘공동 소장’ 이라는 새로운 판매방식으로 내놓았다. 최근 미술품이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블록체인 방식을 도입해 유명작가의 고가 작품을 ‘분할 소유’하는 공동구매가 유행처럼 늘고 있지만 이 같은 소유방식은 처음이다. 구매자는 작품 중 40조각의 부분들을 1인당 최대 4조각까지 선택해 구입할 수 있다. 작가는 “지금 상태로도 완벽한 구조지만 이 안에 추상적 요소들을 더하고 뺄 수 있고, 작품들은 퍼즐처럼 배열을 바꿔 전시해 볼 수도 있다”며 새로운 방식에 대한 재미와 의미를 강조했다. 분할된 ‘셀 시리즈’ 외에도 파스텔과 손가락, 면봉을 이용해 그린 정교한 회화, 작가의 시그니처인 호랑이·표범·얼룩말이 등장하는 작품들도 함께 볼 수 있다. 전시는 12월18일까지다.

한편 김 작가를 제주로 불러들였던 오랜 친구 민병훈 감독은 화가의 제주 작업을 소재로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공존하는 영화를 제작 중이다. ‘팬텀’이라는 제목의 장편영화를 내년께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민 감독은 “김남표는 화풍 외에도 자유롭게 깨어있는 정신성이 닮았기에 ‘한국의 데이비드 호크니’라 불려야 할 작가”라고 말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김남표 ‘인스턴트 풍경’ /사진제공=Aif 아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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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부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친절한 금자씨는 예쁜 게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대미술은 날 세운 풍자와 노골적인 패러디가 난무합니다. 위작 논란도 있습니다. 블랙리스트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착한미술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미술관, 박물관으로 쏘다니며 팔자 좋은 기자. 미술, 문화재 전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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