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북중 국경 봉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양측 교역 규모가 올해 가운데서도 기록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중국 세관당국인 해관총서 홈페이지에 따르면 10월 북중간 공식 교역 총액은 165만9,000달러(약 18억4,000만원)에 그쳤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북중 교역액 월별 통계가 처음 공개된 3월의 교역 규모가 1864만7,0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1.3% 감소한 바 있지만, 이때만 해도 1,000만 달러선은 깨지지 않았다.
북중 교역액은 이후 증가세를 유지하다 6월 9,680만2,000달러를 찍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후 9월 2,081만8,000달러까지 내려왔는데, 10월에는 9월 대비 7.9%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10월 교역액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0.8%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북한의 대중국 수입이 9월 1,888만2,000달러에서 10월 25만3,000달러로 줄면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는 지난해 10월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 1억9,155만 달러의 0.13% 수준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중국산 물품에 대한 북한의 의존이 커진 상황에서 대중국 수입이 급감한 만큼, 북한 주민생활의 어려움이 가중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매체 미국의소리(VOA)는 3월분 통계 발표 당시 북한의 월별 대중국 수입액이 2,000만달러 아래였던 적은 6번에 불과했고, 2002년 2월 1,722만달러 이후 지난 3월이 처음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9월 193만6,000달러에서 10월 140만6,000달러로 줄었다. 접경지역 소식통은 “양측 최대 교역거점인 랴오닝성 단둥(丹東) 등에서 여름 이후 화물트럭은 물론 열차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한 국경 봉쇄를 강조하고 있으며, 노동신문은 22일 “영토·영해·영공에 구축된 봉쇄장벽은 조국보위, 인민보위의 성새”라면서 “봉쇄장벽을 계속 철통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신문은 19일자 논설에서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때문에 국경 밖을 넘보다가 자식들을 죽이겠는가 아니면 버텨 견디면서 자식들을 살리겠는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 앞에 서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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