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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비디오테이프 디지털 변환...추억을 재생해 드려요"

■ 미디어갤러리 '마중소' 성장세

회갑연·결혼식·재롱잔치 등

과거 영상 USB로 재생 급증

공공기관·대기업 대량의뢰도

"화질·사운드 복원기술 자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 근무가 늘어난 직장인 A씨. 카페 같은 집안 분위기 연출을 위해 곳곳을 청소하다 책장 서랍 깊은 곳에서 오래된 VHS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했다. 비디오테이프 겉면에는 ‘어머니 칠순잔치’라고 쓰여 있었지만 정작 영상을 볼 순 없었다. 집안에 VHS 비디오테이프를 재생·녹화해 주는 ‘VTR’이 없어서다.

고민 끝에 A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비디오테이프 변환’을 해 주는 업체를 찾아 일을 맡겼더니 며칠 만에 택배로 USB 메모리가 도착했다. 그 안에는 칠순의 어머니는 물론 칠순잔치를 위해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의 환한 얼굴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단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다’는 뜻의 ‘뉴트로’ 바람이 불면서 잊고 지내던 VHS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과거 영상을 다시 재생해 보려는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디오테이프 변환’ 업체인 미디어갤러리 ‘마중소’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4일 서울경제와 만난 신경주(사진) 미디어갤러리 대표는 “회갑잔치, 결혼식, 야유회 등 옛 추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들고 와 변환해서 보여주면 눈물을 글썽거리며 감사 편지를 남기고 가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광고 회사와 콘텐츠 디지털화 사업으로 시작된 미디어갤러리는 2014년부터는 개인 비디오테이프의 디지털화 수요가 많아져 ‘마중소’ 브랜드 열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비디오테이프의 디지털 변환 의뢰가 5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만 해도 이틀이면 퀵 배달로 동영상이 담긴 USB를 받을 수 있었지만 요즘은 2주 이상 주문이 밀린 상태다.

아날로그 비디오테이프를 디지털 동영상 파일로 변환해주는 미디어갤러리 ‘마중소’에 의뢰된 회갑, 결혼, 유치원 장기자랑 기념 비디오테이프들 /사진제공=미디어갤러리




5년 전 사업 초기에는 경쟁 업체가 없다시피 했지만 이제는 기기 한 개를 놓고 작업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했다. 하지만 ‘마중소’와의 경쟁은 애초부터 무리다. ‘마중소’는 하루 200개 테이프 변환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전환 장비가 20개에 달한다. KBS 등 공중파 방송사를 제외하고 민간에서는 최대 규모다. 특히 변환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아 결정적으로 보정 노하우가 품질을 가른다. 신 대표는 “원본보다 더 선명하게 바꿀 순 없어도 수년간 함께 해온 기술자들과 함께 가장 자연스럽게 화질과 사운드를 조절하는 게 핵심 복원 기술”이라며 “우리는 이 기술력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다”고 활짝 웃었다.

고객층도 다변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 고객이 20% 차지했지만 현재는 50%까지 급증했다. 물론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에서도 대량으로 변환 의뢰도 더 늘었다. 최근에는 삼성으로부터 최초의 사내 체육대회 영상을 변환했다. 거기에는 고인이 된 이병철 회장을 비롯한 젊은 이건희 회장 모습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공서 행사나 법원 판결 영상, 연구기관의 실험 영상을 디지털 전환해달라는 요청도 많다. 무형문화재 공연 영상부터 사라져가는 ‘상여놀이’, ‘함팔이’ 등 희귀 민속자료도 포함돼 있다. 후대에 디지털로 전해질 수 있는 민간 기록물과 다름없는 내용이다.

신 대표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박물관을 건립하는 게 최종 꿈이다. 현재까지 비디오테이프 10만개를 변환했고 약 100테라바이트(terabyte) 용량의 영상·음성 파일을 보유하고 있다. 초상권 50년이 지나면 차차 DB를 계열화해 영상·소리박물관을 열 계획이다. 한편 미디어갤러리 ‘마중소’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100년 지속가능한 ‘백년소공인’으로 선정됐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아날로그 비디오테이프를 디지털 동영상 파일로 변환해주는 미디어갤러리 ‘마중소’에서 플레이어와 영상·사운드 캡처보드를 활용해 의뢰 받은 비디오테이프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미디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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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업부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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