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위치, 학력 차이, 사회적 계급 등에 따른 경제적 양극화가 전 세계에서 심화하고 있다. 그 결과는 중도 정치의 소멸이고 서구 정치권에 등장한 포퓰리즘 정권이다. 폴 콜리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신간 ‘자본주의의 미래’에서 이 같은 현상이 모두의 번영을 약속했던 자본주의의 실패가 빚은 결과라고 지적한다.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윤리에 근본을 두고 개인부터 가족, 기업, 국가가 ‘호혜적 의무’를 수행하는 자본주의다. 자본주의가 지금껏 많은 것을 이뤘지만 현재 벌어지는 새로운 사회적 균열은 시장 압력이나 개인의 이기심에 기대서 치유할 수는 없다고 그는 단언한다. 그가 제안하는 것은 철저한 중도적 실용주의에 입각한 정책이다. 다양한 윤리적 가치를 수용하면서 여러 이해득실을 실용적으로 절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도시와 지방 도시 간 분단을 해소하려면 토지·건물의 가치 상승에 과세하고 대도시에 거주하는 고학력자들에게 부과하는 세율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계급 분단을 메우기 위해선 육아보조 및 실업급여, 고용·은퇴 안정성을 보장해야 하고, 국가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제무역도 국내 재분배가 적절하게 이뤄진 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국가는 능동적으로 행동하되 노골적으로 권한을 휘두르지 않는 ‘사회적 모성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2만원.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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