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의무공시 제도가 상장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19년부터 자산 규모가 2조원 이상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의무 공시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의무화 이후 지배구조 항목 준수율의 유의미한 개선세가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155개 코스피 상장사의 21개 지배구조 항목의 평균 준수율은 2017년 16.1%에 불과했지만 2019년 45.3%, 2020년 47.5%으로 점차 상향됐다.
21개 지배구조 항목 중 20개 항목이 개선됐다. 항목별 준수율을 살펴보면 내부통제정책 마련은 2017년 11.0%에서 올해 94.8%, 감사위원 교육은 17년 1.9%에서 올해 67.1%로 크게 상승했다. 거래소 측은 “내부통제정책은 관련 규정과 세부 정책을 명확하게 제시하면서 21개 항목 중 개선 효과가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공시 의무화 전에도 준수율이 60%를 웃돌았던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는 올해 82.6%까지 도달했다. 사외이사 평가·활용(2.6%→30.3%→30.3%),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4.5%→25.8%→30.3%) 등은 공시 의무화 1년 차에 준수율이 큰 폭 나아졌지만 올해 증가세는 둔화됐다.
정기주총 분산 개최 준수율, 전자투표 도입, 여성이사 선임 등 10개 항목은 준수율은 여전히 낮았다. 다만 올해 여성이사 선임 준수율은 24.5%에 그쳤지만,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이사를 구성하지 않도록 하도록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향후 준수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는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의무화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등급 개선에도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기업지배구조원이 코스피 상장사 157곳을 평가한 결과 2017년과 비교해 2020년에 지배구조 등급이 상승한 기업은 95개, 통합 ESG 등급 상승 기업은 90개로 집계됐다.
거래소는 올해 기업지배구조 공시기업 181개사를 대상으로 전수 점검을 마치고 28개 상장사에 정정 공시 요구, 143곳에 가이드 라인 준수요청 등을 요구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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