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사모펀드(PEF) KCGI가 KDB산업은행의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을 1일 기각했다. 법원이 산업은행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의 항공 ‘빅딜’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제50부(수석부장판사 이승련)는 이날 KGCI가 한진칼 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기각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진칼 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지만 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은 대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상법에 부합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신주발행은 상법 및 한진칼 정관에 따라, 한진칼 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및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한진칼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신주를 발행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또 산은이 한진칼 의 주요주주가 되는 게 경영권 분쟁의 구도를 결정짓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신주 발행이 한진칼 의 지배권 구도를 결정적으로 바꾼고 볼 수는 없다”며 “산업은행이 한진칼 현 경영진의 우호 주주로 보아 지분율을 계산하더라도 한진칼 현 경영진 측의 지분율이 과반수에 이르지 않으므로 채권자 주주연합은 지분매수나 소수주주와 연대를 통해 얼마든지 경영권 변동을 도모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이 같은 판단으로 오는 2일 산은을 대상으로 하는 5,000억원 규모 한진칼 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예정대로 진행되게 됐다. 이로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안도 공식 첫발을 떼게 된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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