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5년새 환자 90%↑ '시력 도둑' 황반변성…몰라서 병 키운다

진료인원 19만→36만명 급증

19%는 50대 이하 연령층인데

성인 1,000명 중 39%만 "안다"

50세 이상 연 1회 안저검사를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백내장,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환자의 시야 이미지. /사진제공=누네안과병원




심각한 시력감퇴와 실명을 유발하는 황반변성. 황반은 눈의 안쪽 망막에서 초점이 맺히는 부위로 시세포가 몰려 있어 중심시력을 담당하고 색을 구별하는 등 시력의 90%를 차지한다.

황반이 손상·변성되면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욕실 타일, 중앙선 등 직선이 휘어져 보인다. 책·신문 글자나 사물의 가운데가 검거나 비어 보이기도 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이 급격히 저하돼 결국 실명할 수 있다.

황반변성은 녹내장·당뇨망막병증과 더불어 3대 실명질환 중 하나며 녹내장·백내장과 함께 3대 노인성 안질환으로 꼽힌다. 망막질환 중 당뇨망막병증에 이어 다빈도 질환 2위, 70대에서 실명질환 1위다.

◇황반변성 인지율, 녹내장·백내장의 44% 그쳐

지난해 황반변성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36만여명으로 2015년 19만여명보다 90%나 증가했다. 최근 망막질환 중 환자 증가율 1위다. 지난해 진료인원의 50%가 70대 이상, 31%가 60대 연령층이지만 50대 이하도 19%(50대 14%, 40대 이하 5%)에 이른다.

하지만 녹내장·백내장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실정이다. 김안과병원이 국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고령화에 따른 눈 건강 인식조사’를 했더니 녹내장·백내장에 대해서는 89%, 88%가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황반변성은 인지율이 39%에 그쳤다. 연령대 인지율은 20대 15%, 30~40대 34%, 50대 44%, 60대 53%였다.



하지만 보통 한쪽 눈부터 병이 시작돼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증상을 느끼기 어렵고, 느끼더라도 노안이라 착각해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질환이 의심돼 검진을 받을 때는 이미 황반변성이 악화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김안과병원 김재휘 전문의는 “황반변성 환자 급증에는 고령인구 증가와 고지방·고열량 식습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주로 고령인구에서 발병하다 보니 증상이 있어도 노화에 의한 눈 기능저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치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여 황반 시세포로의 산소·영양분 공급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시세포들이 서서히 위축·파괴된다. 그래서 어두침침하고 독서가 힘들어지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말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아 보통 10년 간의 경과관찰에서도 시력을 유지한다. 실명 수준으로 시력이 저하되는 경우는 전체의 5%에 불과하지만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 습성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정기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

주광식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황반변성을 포함한 눈 질환을 예방하려면 적어도 1년에 한 번 안과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50대 이상이 되면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과 시신경, 망막혈관의 상태를 확인하는 안저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50대 이상이 되면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과 시신경, 망막혈관의 상태를 확인하는 안저검사를 연 1회 받아보는 게 좋다. /사진제공=김안과병원


◇신생혈관 마구 생겨나 터지면 시력 잃을수도

습성 황반변성은 시세포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정상적인 혈관 벽 구조를 갖추지 못한 신생혈관들이 망막 밑층(맥락막)에 마구 생겨나는 질환. 황반부가 우글쭈글해지거나 신생혈관이 터져 만성적인 염증·부종으로 시세포가 파괴된다. 급격한 시력저하, 암점(暗點), 사물이 굽어 보이는 변형시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발병 후 이르면 수개월 안에 실명할 수 있다. 황반변성으로 인한 심각한 시력상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쪽 눈에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한 환자 10명 중 2명은 5년 안에 다른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한다는 연구결과(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이준원 교수팀)도 있다.

치료는 혈관내피성장인자 억제제(항체주사제)를 반복해서 안구에 주사, 질환 진행을 늦추는 방법을 주로 쓴다.

황반변성이 있다면 금연은 필수다.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치즈·버터 등을 즐겨 먹는다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고혈압이라면, 비만이라면 정기적인 운동과 체중·식단관리, 치료약물 복용에 신경을 써야 한다.

황반변성 환자라면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게 좋다. 주광식 교수는 “미국에서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루테인, 지아잔틴, 비타민C·E, 아연·구리 등 복합제제 복용이 후기 황반변성으로의 진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황반변성이 없는 정상인에서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브로콜리·시금치·상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과 견과류 등을 고르게 섭취하는 게 권장된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