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정책 실패가 부동산 시장에서 각종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청포족’(청약포기족) 등은 이제 고유 명사처럼 됐다. 최근에도 신조어가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에 나온 신조어는 ‘빵투아네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난과 관련해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한 말이 ‘씨’가 됐다. 빵투아네트는 김 장관이 만들어 낸 신조어 중 하나다.
이외에 ‘배배테크’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배배테크’는 배액 배상과 재테크를 합친 신조어다. 매도인은 계약을 파기할 경우 받은 계약금의 두 배를 매수인에게 배상해야 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급등세를 보이며 매도인이 돈을 물어주고서라도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가 늘며 생긴 단어다. 최근 들어 집값이 오른 김포와 파주 등지에서는 집주인들이 계약을 파기하고 배액을 물어주는 것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일산·파주에 가서 계약금만 걸어두자”면서 “계약이 엎어지면 배배테크 성공이다”라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계약파기에 맞서 ‘강제 중도금’도 새롭게 나왔다. 매수인이 중도금을 치른 시점부터는 일방적인 해약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약정한 날짜보다 이른 시기에 무작정 중도금을 매도인 계좌에 입금하는 것이다.
벼락 거지도 최근 나온 대표 신조어다. 집을 사지 않아, 또는 집을 팔고 전셋집으로 이사 갔다가 한 순간에 전월세 난민이 된 이들을 가리켜 ‘벼락 거지’라 부른다. 정부가 전세대책으로 내놓은 호텔 전셋집을 풍자한 ‘호텔 거지’도 새롭게 나온 단어다.
올해처럼 부동산 신조어가 많았던 적이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패닉 바잉’(공황구매) ‘영끌’(집을 사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빚투’(집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빚까지 내 투자하는 현상)는 일상어가 됐다. 이 뿐이 아니다. ‘청포족’(높은 가점·경쟁률 탓에 주택청약을 포기한 사람), ‘주포원’(복잡한 주택담보대출 상담을 포기한 은행원), ‘청무피사’(청약은 무슨, 프리미엄 주고 사)란 말도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부동산 블루’라는 단어도 보편화 됐으며, 부동산 카스트도 회자 되고 있다. 부동산 카스트는 주택을 계층별로 나눈 것이다. 부동산 관련 세금이 복잡해 지면서 ‘양포세’(양도세 포기한 세무사)라는 말도 보편 단어로 자리 잡고 있는 상태다.
한 전문가는 “올해처럼 부동산 신조어가 많이 나왔던 사례는 없었던 것 같다”며 “집값 정책으로 인해 모든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김현미 장관 후임으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후보자로 지명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