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후 지속된 급등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순매수한 종목들이 개인 투자자들이 선택한 종목보다 상승률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반도체와 2차전지·바이오주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인한 경기회복 수혜주에 집중했지만 개인들은 주가 상승이 주춤한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등 성향이 극명하게 갈린 결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LG화학(051910)으로 1조 7,31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삼성전자(005930)(1조 5,569억 원), SK하이닉스(000660)(1조 2,178억 원), 삼성SDI(006400)(3,698억 원), 셀트리온(068270)(2,820억 원) 순이었다. 이들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11월부터 현재까지 주가 평균 상승률은 31.9%에 달했다. 셀트리온이 45.23%로 가장 컸으며 SK하이닉스(43.93%), LG화학(32.73%), 삼성전자(26.68%), 삼성SDI(25.11%)가 뒤를 이었다.
반면 개인들은 삼성전자 우선주를 가장 많이 샀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1조 2,777억 원어치 사들인 개인들은 NAVER(035420)(5,223억 원), KT&G(033780)(2,555억 원), 한화솔루션(009830)(1,456억 원), CJ제일제당(097950)(1,426억 원)의 순매수 규모가 컸다. 하지만 개인들이 선택한 종목들의 주가는 시원치 않았다. 삼성전자 우선주(31.34%)를 제외하고는 모두 해당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9.13%)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이들 5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8.35%로 외국인이 선택한 종목 평균 상승률의 4분의 1 수준이다. 같은 기간 동안 기관 투자가들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이 32%에 달해 외국인과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들의 투자 성과가 가장 저조하게 나타났다. 올 한 해 국내 증시를 떠받치면서 끌어오던 ‘동학 개미’들이 정작 금융 위기 이후 가장 상승세가 가팔랐던 11월 이후 급등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영 신통치 않은 투자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이는 11월부터 외국인과 기관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종목을 매수한 반면 개인들은 이들과 전혀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반도체·2차전지·바이오를 주로 매수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미국 대통령 선거의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수혜주들이다. 기관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 등 바이오 업종과 SK이노베이션(096770)과 POSCO(005490) 등 경기 민감주를 쇼핑 리스트의 가장 위에 뒀다. 반면 개인들은 삼성전자 우선주를 제외하고는 비대면(언택트) 대장주인 NAVER, 소비재인 KT&G와 CJ제일제당 등을 주로 매수했다. 특히 이들 종목은 지난달 들어서도 상대적으로 오름세가 저조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은 외국인과 기관이 선택한 반도체·2차전지 등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관련 기업이 실적 성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최선호 업종”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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