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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버블 경고한 월가 거물도 ‘이 주식’ 투자해 2,000억 벌었다

미 배터리 개발업체 '퀀텀스케이프' 투자로

최소 16배 평가수익 거둬...7년전 140억 투자

"우연히 이뤄낸 가장 큰 규모의 수익"

제러미 그랜덤




최근 글로벌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를 ‘거품의 끝자락’이라고 경고한 월가 거물이 미국의 한 배터리 스타트업에 투자해 2,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가치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제러미 그랜덤 GMO 창립자는 지난 2013년 미국 배터리 제조사인 ‘퀀텀스케이프’에 투자했다. GMO는 당시 친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미국 스탠포드대의 스핀아웃(사업을 분리해 회사를 만드는 것) 기업이었던 퀀텀스케이프에 1,250만달러(약 136억원)를 투자했다.

그런데 퀀텀스케이프가 지난 11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주가가 급등해 그랜덤 창립자는 어안이 벙벙하다. 상장 이후 지난 6일(현지시간) 기준 종가가 44.17달러로 11월 중순 대비 최소 4배 올랐다. 이에 따라 GMO의 투자대금도 2억1,000만달러(약 2,300억원)로 불어났다. 이후에도 퀀텀스케이프 주가는 급등해 지난 10일 기준 76.61달러까지 치솟았기 때문에 그랜덤이 거둘 수 있는 수익도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그랜덤은 “이는 내 다른 어떠한 투자 경력과도 다르다”면서 “이번 투자는 내가 우연히 이뤄낸 가장 큰 규모의 투자 (수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투자에 대해 “매우 투기적”이라고 평했다.

그랜덤이 자신의 투자를 투기적이라고 본 것은 원래 가치투자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FT는 “주로 저평가되고 인기 없는 기업과 산업에 대한 베팅으로 유명한 그랜덤으로선 퀀텀스케이프에 대한 투자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68년 경력 중 가장 수익성이 좋은 투자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랜덤은 글로벌 증시의 최근 상승세가 거품이라며 경고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최근 “지난 여름부터 증시가 버블이라고 봤는데 최근 몇 달 사이에 진짜 광기가 나타났다”면서 “현재 시장은 ‘멜트업’ 장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랜담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금융 버블을 세 차례나 예측해 명성을 얻은 바 있다. 멜트업이란 거품이 끓어올라 마지막에 녹아 오르는 것처럼 가격이 폭등한 상태를 말한다.

퀀텀스케이프 주가는 지난 8일 자신들이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가 15분 이내에 전기차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급등세를 탔다. CNBC에 따르면 이 업체는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실험결과를 이처럼 발표하고, 한번 충전으로 300마일(약 483㎞)을 주행할 수 있고 통상적인 수명도 12년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전기차 배터리는 급속으로 80%까지 충전하는 데 1시간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충전 시간이 크게 단축된 셈이다. 또 퀀텀스케이프는 자신들의 배터리가 영하의 기온에서도 잘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잭디프 싱은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의 성능에 견줄 만하거나 그보다 낫지 않으면 운송 수단의 대전환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전기차 배터리는 긴 충전 시간과 비싼 가격, 짧은 제품 수명, 액체 전해질 사용에 따른 화재 위험성 등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바꾼 전지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중국의 CATL, 일본 파나소닉 등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퀀텀스케이프는 상장에 앞서 폴크스바겐, 빌 게이츠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폴크스바겐은 2025년께 전기차 생산에 퀀텀스케이프의 전고체 배터리를 활용할 계획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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