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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공급 넘쳐나는데…정부는 '초소형 임대'로 시장 안정





서울의 평균 원룸 월세가 반년도 안 돼 10만원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대란’ 등의 원인으로 급등한 아파트 등 일반적인 중소~중형 주택 임대료와는 다른 모습이다. 오피스텔 등 작은 원룸 공급은 이미 충분히 이뤄지고 전·월세 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양새인 것이다. 하지만 임대차 3법 강행으로 수요가 높은 아파트 임대물량을 없애 ‘전세 대란’을 자초한 정부가 대책으로 내놓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정작 원룸 위주다. 시장의 수요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수박 겉핥기’ 식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다방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원룸(전용 33㎡ 이하)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월세는 47만원 수준을 기록했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10월(46만원)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지난 6월(56만원)에 비하면 9만원 낮았다. 반면 서울의 전용 60㎡ 이하 2~3룸 월세 가격은 보증금 1,000만원 기준 84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6월(67만원)과 비교하면 17만원 오른 값이다.

아파트 대체재로 떠오른 오피스텔 또한 소형 평형의 경우 상승률이 여타 평형에 비해 낮다. 지난 11월 전용 40㎡ 이하 소형 오피스텔 월세 가격 상승률은 각각 0.0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월세 기준 전용 40㎡~60㎡가 0.05%, 60~85㎡가 0.06%, 85㎡ 초과가 0.08% 오른 점을 고려하면 확연히 낮다.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공급량 또한 상당하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올해 서울에서 입주한 오피스텔 총 1만7,769가구 가운데 95.2%인 1만6,916가구가 전용 40㎡ 이하의 소형 오피스텔이었다. 전용 20㎡ 이하의 초소형 오피스텔 공급량 또한 7,832가구로 전체의 44.1%를 차지했다. 오는 2021년 입주 예정인 오피스텔 또한 전용 40㎡ 이하 물량이 98.6%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공급이 많다 보니 오피스텔 청약 인기도 시들하다. 지난 10월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분양한 ‘구로예미지어반코어’ 오피스텔은 490가구 공급에 54명만이 청약해 436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의 공급 대책은 주로 소형 주택 공급에 맞춰져 있다. 최근 임대차 3법 강행에 따라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품귀 현상’ 속 전국 전셋값이 큰 폭으로 치솟자 정부는 부랴부랴 11·19 대책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주로 이 같은 ‘원룸’ 등 소형 평형에 맞춰질 전망이다. 단순히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선 소형 주택을 공급하는 쪽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30평대 ‘중형 공공임대’ 주택도 함께 조성한다 했지만 택지 공급 등이 제한된 상황에서 적정량의 주택이 공급될 지에 대해선 의문이 큰 상황이다. 역세권 청년임대주택 등 정부가 기존에 조성하던 임대주택 또한 원룸에 맞춰져 있다. 2~3룸 이상의 청년임대주택도 있지만 절대 다수가 2명 이상의 입주민들이 집은 나눠쓰는 셰어하우스다. 상가·오피스·호텔 등을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 역시 2~3룸의 일정 규모 이상 주택보다는 ‘원룸형’ 주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 간의 미스매치가 더욱 커져 아파트 전세난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대차 3법 강행으로 민간의 중소~중형 아파트 전·월세 공급을 끊어놓고 정부의 공급은 원룸 위주로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임대차 3법으로 양질의 아파트 공급은 끊어놓고 좁은 원룸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 살라 한다”는 불평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주로 하위 10%의 주거 취약계층에게 공급되는 주택”이라며 “이외의 중형 아파트 등 일반 계층에게 공급되는 주택은 민간시장에 맞기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차 3법으로 민간임대시장을 망가뜨리고 공공임대주택으로 보완하려다 보니 공급과 수요자들 간의 미스매치가 심화하고 있다”며 “민간시장에서 임대주택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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