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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마지노선' 1,000명 넘은 코로나 확진…"최악의 경우 하루 3,000명 이상"

주중 흐름이 3단계 여부 결정

중대본, 의견수렴 착수

무서운 확산세…북적이는 선별진료소와 한산한 명동.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확산하며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선을 넘어선 13일 서울 강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000명 선까지 넘어섰다. 이어지는 급증세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고려하고 있다.

연이틀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최근의 코로나19 기세로 볼때 당분간 확산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인 감소는 있겠지만 최다 기록은 다시 깨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일부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하루에 3,000명 이상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예상되는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에도 필요할 경우 3단계로 올린다는 방침하에 전문가 의견 수렴 등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이번 주에도 1,000명 안팎의 확산세가 지속되거나 더 거세질 경우 3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일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당장은 수도권의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고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는 데 총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30명으로,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1,000명대로 집계됐다. 이는 1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2월 29일의 909명보다 121명 많고, 직전일의 950명보다는 80명 많은 규모다. 역대 최다 기록은 이틀 연속 깨졌다. 신규 확진자는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400∼600명대를 오르내렸으나 12일 700∼800명대를 건너뛰고 바로 900명대로 직행하더니 전날 1,000명대로 올라섰다.

이날 오전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휴일 검사 건수 감소 영향 등으로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총 527명으로, 직전일(549명)보다 22명 적었다. 549명으로 집계를 마감한 밤 12시에 1,030명으로 배 가까이 불어난 것을 감안하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역시 상당폭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전날의 경우 휴일인데다 오후 6시 이후 확진자 증가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1,000명에는 크게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일시적으로 확진자가 줄더라도 주중부터 다시 급확산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역 사회에 숨어 있는 상당한 ‘잠복 감염’이 확산의 불씨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일례로 토요일인 지난 12일의 하루 검사 건수는 2만 4,731건으로, 직전 금요일인 11일(3만 8,651명)보다 1만 3,920건 적었지만 검사자 대비 양성 판정 비율은 오히려 2.46%에서 4.16%로 대폭 상승했다. 검사자가 줄었음에도 확진자가 더 나온 것은 그만큼 감염이 넓게 퍼져 있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검사 후 결과를 기다리는 인원만 전날 기준으로 9만 129명인데 여기에다 누적 양성률 1.27%(337만 4,595명 중 4만 2,766명)를 단순 대입해 계산하면 최소 1,145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는 것이어서 당분간 확진자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원 들머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가 설치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는 현 상황을 코로나19 유행 이래 최대 위기로 규정하고, 3단계 격상을 포함한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긴급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지금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검토해야 하는 중대한 국면”이라면서 “중대본은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격상을) 결단하라”고 주문했다.

3단계는 코로나19의 ‘전국적 대유행’ 속에서 급격한 환자 증가로 인해 의료체계가 붕괴할 위험에 직면했을 때 선택하는 ‘마지막 카드’다. 전국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조치로, 지자체의 개별적인 단계 하향도 불가능하다. 3단계는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하는 강력한 조치를 담고 있어 신규 확진자 발생은 줄어들지만, 전국적으로 202만개 시설의 운영이 제한되고 공공서비스 이용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사회 취약계층의 피해는 막대해진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수도권 등 지자체, 관계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며 3단계 상향 검토에 착수하겠다”면서도 “하지만 3단계는 최후의 수단으로서 민생경제에 광범위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해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3단계는 장기간 상업의 피해를 감수한 자영업자와 영세 소상공인분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될 텐데 일상과 생업이 중단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면서 다시 한번 거리두기 실천을 당부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3단계 선제적 격상 방안에 대해 “2.5단계에서도 국민 이동량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 3단계가 성공하려면 전격적 실시가 아니라 활동 전면중단 조치를 사전에 준비하고 사회 전체가 단결해 이를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 필요시 정부 내부에서 면밀한 선검토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일단 이날부터 수도권에서 시작하는 선제적 무료검사를 통해 숨은 감염자를 최대한 찾아내 감염 고리를 끊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서울역 등 이동량이 많은 지역에 임시진료소 150개를 설치하고 기존의 ‘PCR 검사법’(비인두도말 유전자증폭 검사법)에 더해 ‘타액 PCR 검사’, ‘신속항원검사’까지 총 3가지 검사법을 모두 동원해 무증상 감염자를 찾을 예정이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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