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40년 '윈텔 동맹' 흔들…기술 없으면 생존 불가 신호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에서 벗어나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기로 한 것은 오랜 파트너라도 기술력이 떨어지면 냉혹하게 끊어내는 산업 현장의 속성을 보여준다. 두 회사는 MS의 ‘윈도’ 운영체제와 인텔의 CPU를 합쳐 ‘윈텔 동맹’으로 부를 만큼 강력한 제휴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인텔이 스마트폰에 맞는 CPU를 만들지 못하자 동맹에 균열이 갔고 끝내 MS가 직접 반도체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아마존과 애플에 이어 MS까지 절연하면서 인텔은 ‘저물어가는 제국’을 넘어 ‘몰락한 왕국’ 신세가 되고 있다. ‘휴대폰의 왕’이었던 노키아처럼 부동의 1위라도 초격차 기술 확보에 실패하면 절멸의 길을 피하기 힘든 세상이다.

부도 위기에 몰린 중국 칭화유니 역시 인텔과 별반 다르지 않다. 칭화유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원을 등에 업고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수를 제안하는 등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투자 규모만큼 기술력을 끌어올리지 못하자 결국 문을 닫을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첨단 기업들의 붕괴를 목도하면서도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주요국 신산업 지원 정책 실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정부 규제 부담’ 부문에서 전 세계 141개국 중 87위에 그쳐 방글라데시(84위), 에티오피아(88위) 등 세계 최빈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과 독일 등이 정부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첨단 산업의 기술 개발 계획을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는 ‘규제 3법’과 퇴행적인 노조법 등을 밀어붙이는 데 여념이 없다. 신기술 분야의 숨은 규제를 찾아 해결해줘도 모자란 판에 대기업을 옥죄면 표가 된다는 천박한 정치 논리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 주력 업체 한 곳이 기어이 문을 닫아야 투박한 기업 때리기를 멈출 것인지 정부 여당에 묻고 싶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