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국시 추가 응시 방안에 따라 2021년에는 평년과 비슷한 3,200명의 신규 의사 인력이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2,700여 명이 의과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하면서 국시 응시를 거부해 2020년 실기 시험에는 423명만 응시했다. 423명 가운데 합격한 사람은 86.3%인 365명이었다.
재시험 기회가 주어진 의대생들은 필기시험(1월 7~8일)이 끝난 후인 오는 1월 23일부터 실기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2020년 실기 시험 응시자들은 당장 1월부터 인턴에 배정하고 추가 응시자들은 합격 이후인 3월께 각각 배정할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응시자를 대상으로 한 인턴 모집에서는 인력 충원의 시급성을 고려해 비수도권과 공공 병원 정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과 공공병원의 정원 비중은 40%, 27%에서 50%, 32%로 각각 늘어난다.
현재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의료원 등 공공 병원들은 심각한 의료진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최근 요양원과 요양 병원에서 지내던 노인들이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전담 병원에 속속 입원하면서 간호 인력의 과부하가 심각하다. 180여 개 코로나19 병상을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은 간호사 1명이 9~10명의 환자를 돌보는 실정이다. 적정 수준(1인당 2.5명)의 3배가 넘는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병실당 입원 환자를 기존 2~3명에서 4명으로 늘렸지만 간호 인력은 그대로인 탓이다. 게다가 스스로 거동·식사하지 못하는 요양원, 요양 병원 노인들이 대거 입원하면서 처치·투약은 물론 기저귀를 갈아주고 식사를 돕고 피부가 짓무르지 않게 누운 자세를 바꿔주는 간병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한 간호사는 “중간에 15분 정도의 식사 시간을 내기도 버겁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환자 80여 병상을 운영 중인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은 간호 인력이 120여 명이지만 선별검사소 근무자와 생활치료센터 파견자, 코로나19 감염자와 자가 격리자 등을 뺀 80여 명이 3개 병동에서 80여 명의 환자를 간호하고 있다. 파견받은 간호 인력 15명 중 선별진료소 근무자와 자가 격리자, 중도 포기자를 뺀 병동 근무자는 6명에 그친다. 반면 최근 요양원, 요양 병원에서 집단감염된 노인 환자가 병동의 2분의 1~3분의 2를 차지하면서 일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45병상 병동에는 여전히 7~9명의 간호 인력이 투입된다. 한 간호사는 “간호 인력이 지금의 최소 2배는 돼야 하는데 환자를 더 받으라는 요구만 있는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성남시의료원은 119개 코로나19 병상 중 9개를 중환자 병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환자 병상 운영에 최소 48명의 간호 인력이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23명이 일하고 있다. 인력난이 워낙 심각해 간호조무사를 파견받아 봤는데 교육 훈련이 워낙 안 돼 있어 지금은 파견 인력을 사절하고 있다. 환자의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고 있는 줄도 모른채 기저귀를 갈고 있거나, 고유량 산소 치료 중인 환자에게서 임의로 장치를 제거하고 화장실에 보내는 등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잇따라서다.
보건 의료 노조 관계자는 “환자의 중증도·질환군을 고려한 필요 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요양·와상 환자 등의 간병을 보조해줄 인력과 원내 방역·청소 인력을 지원해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며 “정부가 파견 간호 인력에 대한 교육 훈련을 책임지거나 병원 측이 간호 인력 정원을 늘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웅재·이주원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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