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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들 "北문제, 바이든에게 후순위...'협박외교' 응하지 말아야"

"많은 전문가 소극적 대북정책 관측" VOA 보도

일부는 "바이든 임기 초 대북 원칙 발표할 것"

北도발 예상도 잇따라..."미국 관심 끌려 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오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 핵 문제는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예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최우선 과제인 가운데 외교 문제에서도 이란·중국 문제보다 시급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며 바이든 정부에 이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남북·북미 대화 진전을 꾀하는 데다 북한이 올 초부터 유화적인 대미 메시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한국 정부 입장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분석이었다.

미국 국영방송 미국의 소리(VOA)는 2일(현지시간) 미국의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초기 북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경제 회복 등 미국 내 문제는 물론, 이란과 중국 등 다른 국제 문제도 산적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직후부터) 여러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는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잡한 국내외 상황에 직면하게 될 바이든 정부에 북한은 이란이나 러시아, 중국과 같은 하나의 문제일 뿐”이라며 “최우선 순위에 놓기에는 다른 긴급한 현안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과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 문제가 중국 등 다른 사안에 밀려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의원이나 부통령 시절 치중한 외교 분야가 유럽과 중동 쪽이었다”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등도 과거 북한 등을 다뤄본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또 “(북한 문제가)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새로 취임한 바이든 행정부를 잠재적으로 난처하게 만들 수 있는 북한 문제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일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를 반박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첫 날인 1월20일부터 북한 문제를 다루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여러 사안들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북한 문제는 이란과의 핵 합의(JCPOA)와 중국 등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목록의 높은 순위에 포함됐을 게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차관 대행도 VOA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이든 팀이 대선 기간 때와 인수 진행 과정에서 확실하게 대북정책을 검토해 왔다”며 “임기 초 대북 접근방식의 원칙에 대해 개략적인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은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후보 지지 연설을 하는 등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잇따랐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한미 정책국장은 전통적으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앞둔 시점 ‘힘의 위치’에 있으려 했다는 점과 현재 북한이 많은 경제적 압박에 직면한 사실을 지적하며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의 조기 개입과 바이든 정부 초기 긍정적 메시지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스웰 연구원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협박외교(blackmail diplomacy)’에 말려 들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북한이 협박외교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는 양상을 보였지만 북한은 이후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북한의 협박외교에 응한다고 해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오핸런 연구원은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공개적으로는 미국의 단호함을 보여주고 동시에 압박을 낮추지 않겠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북한이 설령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해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을 계속 막는다는 차원에서 북한과 맺은 미사일 시험 유예 합의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대규모 미한(한미) 연합훈련을 유예하는 조치를 유지해야 하며 북한이 작은 도발을 하더라도 양측의 유예 합의가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미국이 구체적인 사안을 토대로 북한과 실무 차원의 예비 논의를 진행한 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등이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협상 용의를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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