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의 빠른 증가로 투자자 예탁금이 72조 원을 돌파하는 등 증시 운동장이 급속히 넓어지면서 외국계·핀테크 증권사들이 잇달아 진입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증시 활황에 주요 수익원으로 다시 떠오른 리테일(개인영업)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 회의에서 한국IMC증권(가칭)에 대한 금융투자업 예비 인가안을 의결했다. 한국IMC증권은 주식시장 조성 업무를 위한 투자매매업 예비 인가를 신청했다. 한국IMC증권이 본인가를 신청하면 다시 금융위의 심의를 거친 뒤 승인을 받아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 증권사인 IMC가 한국IMC증권 영업에 대한 금융위의 본인가를 받으면 지난 2017년 6월 중국 초상증권 이후 약 4년 만에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증시 진출이 이뤄지게 된다. IMC는 알고리즘에 따라 대량 매도·매수 주문을 병행하는 투자 기법인 고빈도 매매 전문 증권사로 알려져 있다. 금융위 인가 이후 국내 증시에서 시장 조성자 활동을 비롯한 홀세일(법인 영업) 분야 위주로 사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급락했던 지난해 3월 일 평균 10조 원을 넘어선 국내 증시 거래 대금은 급증해 12일 64조 원대에 이르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키움증권(039490)에서 5일 하루 동안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인 3만 9,756개의 신규 계좌가 만들어지는 등 증권사마다 신규 계좌 개설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플랫폼 기반의 편리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앞세운 카카오(035720)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행보에 긴장하고 있다. 바로투자증권 인수 이후 지난해 2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자회사 토스증권도 다음 달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펀드 투자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확보에 나섰던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12월 펀드에서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국내 및 해외 주식 매매를 위한 MTS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톡과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기반으로 쉽고 간편한 투자를 돕는 서비스를 MTS를 통해 주식 매매에서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한국판 로빈후드’를 내세운 토스증권 역시 토스앱의 주요 사용자인 20~30대 고객이 모바일로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면서 모바일·소액 투자자에 특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MTS가 고객 유치의 기반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급증하는 신규 투자자에 초점을 맞춘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투자자 유치뿐 아니라 기존 고객 유지도 관건으로 평가된다. 증권사들은 유튜브·도서 등을 통해 다양한 주식 투자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추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업 투자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PC 기반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중시됐지만 이제는 많은 신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MTS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대폭 높아진 상황이라 편리한 플랫폼을 앞세운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기존 증권사들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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