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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글로벌 환경 변화와 투자 유치 전략

안병수 서울디지털대 경영학과 교수

코로나로 글로벌사 안정성 추구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에 가속도

R&D·고급 서비스업 유치 확대

과감한 규제 배제 등 차별화 필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경제가 어려운 와중에도 1,000개가 넘는 외국 기업이 우리나라를 새로운 투자처로 선택했다. 덕분에 우리나라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금액은 6년 연속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대규모 투자 감소를 발표한 미국(-48%)·영국(-75.6%) 등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인 결과로 우리 경제의 저력을 보여주는 희망의 수치이다.

각국이 FDI를 유치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외투 기업들의 자국 내 경영 활동이 경제성장과 고용 증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투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자원, 생산 효율, 기술, 그리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의사 결정이므로 서로가 부합돼야 투자가 늘어난다.

지난 수십 년간 글로벌 기업들과 신흥국들은 저임금 노동력 등 생산 효율과 임금소득 및 범용 기술을 교환하면서 FDI와 무역, 그리고 국민소득 간 선순환을 이루는 이른바 글로벌가치사슬(GVC)을 지속 확대했다.

그러나 주요 투자처였던 신흥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선진국 기술을 활용한 상품으로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는 등 GVC 선순환은 동력을 잃었고 이로 인해 미중 무역 분쟁 등 세계경제는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망 붕괴까지 나타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효율성보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영 방식을 채택해 GVC 재편에 가속이 붙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FDI 확대는 이 안정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우선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적절한 대응으로 K방역 이미지를 확보한 영향이 가장 컸다.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동선 안내와 확산 차단, 빠르고 편리한 진단 체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주요 선진국보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훨씬 적었고 덕분에 무디스 등 글로벌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역대 최고 수준의 국가신용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세계시장의 84% 이상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도 우리나라가 GVC 재편에서 전략적 투자처로 평가받을 요소다.



이런 분위기를 살려 글로벌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부합하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투자 유치를 늘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그간 수출 주도 성장 전략으로 특정 부문에 집중된 비용 효율성 기반 GVC 접근에서 벗어나 기존 산업의 전후방 산업에 대한 클러스터링 확보 중심의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우리 산업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근간이 된다.

둘째, 제조업 중심의 투자 유치에 더해 연구개발(R&D) 등 고급 서비스 산업 중심의 투자 유치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규제의 과감한 배제를 통해 경쟁국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소재·부품·장비 등 수급 우려 품목을 중심으로 국내 수요 기업과 외투 기업 간 연계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지원하는 등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자생적으로 투자가 유발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비즈니스 친화적 활동이 전개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간 외국인 투자 지원 정책에서 활용됐던 다양한 지원 기준들을 투자자 입장에서 좀 더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다듬어야 한다. 투자자가 공감해야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투자 유치가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정부의 키잡이 역할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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