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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식 빛낸 22살 흑인 女시인

어맨다 고먼, 바이든 취임식 축시

"민주주의 결코 패배하지 않아

무서웠던 시기 슬픔 겪었지만

희망·웃음 되찾기 위한 힘 발견"

"고먼이 시로 취임식 쇼 훔쳤다"

언론·미셀 오바마 등 격찬 쏟아내

어맨다 고먼 시인이 20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를 낭송하고 있다. /UPI연합




“우리는 나라를 파괴하는 힘을 봤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지연될 수 있어도 결코 영원히 패배할 수 없습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46대 대통령 취임식장에 노란 코트에 빨간 머리띠를 한 22살 흑인 여성의 축시가 낭랑하게 울려 퍼졌다. 미국의 통합과 치유·희망을 담은 자작시를 낭송하며 연단의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은 물론 청중과 시청자를 사로잡은 주인공은 어맨다 고먼. 당찬 목소리와 다양한 손동작으로 축시‘우리가 오르는 언덕(The Hill We Climb)’을 낭독한 그는 이날 미국국가를 부른 레이디 가가나 제니퍼 로페즈 등 취임식에 참석한 세계적 스타들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고먼은 “날이 밝아오면 우리는 끝모를 그늘 어딘가에서 빛을 찾아야 할 지 스스로 묻게 돼요”로 시작하는 시를 큰따옴표를 뜻하는 이른바 ‘블라블라’ 손동작까지 넣으며 6분정도 낭송했다.

뉴욕타임스(NYT), LA타임즈 등은 그의 축시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로 상징되는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분열 양상을 극복하고 통합을 노래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전했다. 고먼은 “우리는 함께 하기보다 나라를 파괴하는 힘을 봤고 그 힘은 거의 성공할 뻔했다”며 “우리는 무서웠던 시기에도 새로운 ‘장(챕터)’을 쓰기 위해, 희망과 웃음을 되찾기 위한 힘을 발견했다. 우리는 슬픔을 겪으면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을 “노예의 후손이자 홀어머니 손에서 자란 깡마른 흑인 소녀”라고 지칭하며 미국은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꿈꿀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추천을 받아 이번 취임식 무대에 오는 그는 LA지역 한 미혼모 손에서 자랐다. 그는 어릴 때 언어 장애가 있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모델로 삼아 말하기를 연습했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장애를 극복했다.



그는 하버드대에 재학중이던 2017년 미국 의회도서관이 주최한 ‘전미 청년 시 대회’에 참가해 수상하며 ‘청년 계관시인’이 됐고 바이든 여사가 그의 시 낭송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고먼이 인종차별과 여성문제 등에서 적극적이라는 점도 이번 취임식 무대에 오르게 된 배경이 됐다.

그는 최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흉터와 상처를 인정하는 취임식 축시를 썼다”며 “그 시가 우리의 상처들을 치유하도록 도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먼은 역대 축시 낭독자 가운데 최연소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를 낭독하는 전통은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때 당시 86세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낭독하면서 시작됐다.

고먼이 이날 행사에서 착용한 장신구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선물한 새장 문양의 반지를 꼈는데, 이날 시 낭송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 때 ‘아침의 맥박’이라는 축시를 낭송한 흑인 여류 시인인 고(故) 마야 안젤루에 보내는 헌사였다.

미셸 오바마는 고먼의 축시에 대해 “강렬하고 가슴을 울리는 언어를 통해 우리 모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호평했다. NBC뉴스는 “고먼이 취임식 날 쇼를 훔쳤다”며 “그는 축시로 미국을 사로잡았다”고 격찬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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