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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년의 기다림, 94초의 감동…모차르트 미발표곡 초연한 조성진

잘츠부르크서 '알레그로 D장조' 세계 초연

"모차르트의 도시서 연주 영광·감사" 소감

예술감독 "또 듣고파" 요청에 한번 더 연주

피아니스트 조성진(가운데)이 지난 27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 그레이트홀에서 모차르트의 미발표곡 ‘알레그로 D장조 K626B/16’를 세계 초연했다. 이날 공연은 ‘모차르트 주간’의 예술감독이자 조성진을 초청한 테너 롤란도 비아손(왼쪽)의 진행 소게 모차르테움 재단의 울리히 라이싱거 연구 책임자가 함께 하며 다양한 해설을 제공했다./사진=유니버설뮤직




200년 넘게 잠들어 있던 모차르트의 작품이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손끝에서 깨어났다. 240여 년의 긴 기다림을 담은 94초의 연주. 모차르트의 미발표곡 ‘알레그로 D장조 K626B/16’가 베일을 벗는 순간이었다.

조성진은 지난 27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그레이트홀에서 ‘알레그로 D장조’를 세계 초연했다. 모차르트 연구기관 모차르테움에 따르면, 이 곡은 모차르트가 17세였던 1773년 초 이탈리아 여행 중 작곡했거나 고향인 잘츠부르크에 돌아와서 작곡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이 작품은 지난 2018년 개인 소유의 악보를 산 모차르테움이 전문가 확인 과정을 거쳐 공개했으며 이번 모차르트 주간에 최초로 연주 무대를 가졌다.

조성진은 이날 피아노 소나타 12번과 핌피넬라, 알레그로 C장조를 연주한 뒤 마지막에 알레그로 D장조를 선보였다. 연주가 끝난 뒤 이날 행사의 진행자인 테너 롤란도 비아손(모차르트 주간 예술감독)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모차르트의 작품을 전 세계 최초로 연주한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조성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에서 연주하게 돼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조성진을 이 무대에 초청한 롤란도 비아손은 “모차르트가 태어난 잘츠부르크의 멋진 모차르테움 대강당에서 조성진의 아름다운 연주를 들었다”며 “90~100초밖에 안 되는 시간이지만 전혀 새로운 모차르트의 음악적 세계를 만났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아름다운 곡을 다시 들었으면 한다’는 그의 요청에 조성진은 한 차례 더 알레그로 D장조를 연주했다.



조성진은 세 번째로 연주한 알레그로 C장조에 대한 상세한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악보는 간결하지만, 연주하기 어려운 곡이라고 생각한다”며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은 보통 손가락 사이로 유연하게 흘러가는 느낌인데 이 작품은 어쩐지 연주하기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음역 대와 색이 느껴졌다”며 “연주하면서 다양한 악기의 음색을 상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연은 롤란도 비아손의 진행 속에 울리히 라이싱거 모차르테움 재단 연구 책임자가 함께 자리해 미발표곡의 악보 발견과 검증 과정을 소개하고, 조성진이 연주한 주요 곡에 대한 해설을 제공했다.

60분 분량의 전체 공연은 LG유플러스의 ‘U+tv’와 ‘U+모바일tv’를 통해 볼 수 있으며, 도이치 그라모폰(DG) 유튜브를 통해 일부 연주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조성진이 연주한 알레그로 D장조는 29일 DG 레이블을 통해 디지털 싱글로 발매된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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