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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마켓
美 연합 개미, 공매도 눌렀지만···거품 더 키웠다

헤지펀드 게임스톱 공매도 공격에

개미 연합 '대규모 콜옵션' 반격

물량공세로 올 들어 1,900% 폭등

시장은 불안감…뉴욕증시 2% 빠져

투기판 우려 백악관도 모니터링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AFP연합뉴스




게임스톱(Gamestop)은 미국에서 이름난 비디오게임 소매점이다. 뉴욕 맨해튼에도 4개의 점포가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특성상 사업성이 밝지 않았다. 헤지펀드들이 공매도를 하면서 이익을 챙겨왔다.

상황은 올 들어 급변했다. 지난해 말 신형 게임기 출시와 행동주의 투자가 라이언 코언 영입을 계기로 개미들이 뛰어들면서 이달 초 주당 17.25달러였던 주가가 26일(현지 시간) 147.98달러를 거쳐 27일 347.51달러까지 치솟았다. 하루에만 134% 폭등했다. 이달 상승률은 무려 1,914%다. 델타항공과 시가총액이 엇비슷하다. 투기적 상황에 워싱턴까지 발칵 뒤집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정부 관계자들이 게임스톱의 거래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스톱과 영화 체인 AMC엔터테인먼트(301%)의 주가 폭등 여파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공매도가 많은 종목에 개인들이 한 번에 몰리면서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은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세력 사이의 다툼을 넘어선 ‘머니게임’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공매도가 많은 주식 종목의 특성이 더해졌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급등하면 주식을 사서 손실을 줄이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더 뛴다. ‘쇼트 스퀴즈’인데 개미들은 이 점을 노렸다.

실제 300만 명이 넘는 회원이 있는 소셜미디어 레딧의 ‘월스트리트 베츠’ 게시판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게임스톱에 투자하자는 권유가 나왔다. 이들은 쇼트 스퀴즈를 언급하며 “팔지 말자”고도 했다. 이달 초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게임스톱과 AMC·블랙베리가 언급된 횟수만 수십만 건에 달한다.



개미들의 물량 공세에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는 백기를 들었다. 올 초 125억 달러를 운용했던 멜빈캐피털은 게임스톱을 비롯한 주요 공매도에서 30%가량 손해를 본 뒤 27억 5,000만 달러를 외부에서 수혈받기로 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당장 헤지펀드들이 다른 종목 주식을 팔아 손실을 메울 수 있어서다.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런 우려에 2% 넘게 빠졌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도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30을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게임스톱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버블”이라고 평가했다.

월가 안팎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레딧의 개미 투자자들을 조사하거나 규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이들이 SNS에서 한데 뭉쳐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게임스톱과 AMC를 넘어 배드앤베스·블랙베리·노키아로 매입 대상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호주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공매도가 집중된 기업들의 주가가 오히려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공매도 세력들이 선호하는 유니베일-로담코-웨스트필드의 주가가 20% 이상 올랐고 일본 도쿄 증시에서는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과 육아 용품 업체 피죤이 최소 6.9% 상승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월가의 권력 구도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지금까지 헤지펀드들은 공매도로 돈을 벌어왔으며 개미들의 연합은 프로와 아마추어 투자자의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짐 폴슨 루트홀츠그룹 수석투자전략가는 “기술의 발전으로 소매 투자자들이 연합하는 새로운 현상”이라며 “레딧의 게시물을 통해 특정 목표에 집중하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게임스톱과 같이 개인과 기관 사이의 경쟁이 일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제2의 게임스톱’ 사례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되는 모습이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에서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인들도 주가 부양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 만큼 기관들도 조심스러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영 박성호 기자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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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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