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고군분투했다. 가장 큰 요인은 신차 경쟁력이다. 기아는 다양한 차량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하며 판매 인센티브 없이도 앞다퉈 차를 사는 브랜드로 체질을 개선했다. 내수, 미국,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의 ‘일등 공신’들을 살펴봤다.
기아는 2020년 내수 연간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인 2016년 53만 5,000대를 1만 7,400대 웃도는 55만2,400대를 판매했다. 패스트백 디자인 등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K5가 내수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다. 8만4,550대가 팔리며 2019년 3만9,668대보다 판매량이 113.1% 증가했다. 중형 세단 시장 1위다.
간발의 차로 쏘렌토가 2위를 차지했다. 판매량이 8만2,275대로 2019년 5만2,325대보다 57.2% 늘었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넓은 공간으로 무장한 쏘렌토는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진 2020년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에서도 SUV가 고수익성을 이끌었다.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링 모델 포르테(K3·8만4,997대)를 제외하면 스포티지(8만4,343대), 텔루라이드(7만5,129대), 쏘렌토(7만4,677대)가 모두 SUV였다. 특히 스포티지는 올해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뒀음에도 포르테와 거의 차이가 없는 판매량 2위에 올랐고, 미국 전략 SUV 텔루라이드는 전년보다 판매량이 28.2% 증가했다.
기아는 2020년 유럽 시장에서도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3.2%에서 3.5%로 늘리며 주목 받았다. 현지전략 모델인 씨드가 2년 연속 10만대 판매고(11만4,759대)를 달성했고, 니로가 EV 모델의 활약에 힘입어 전년보다 34.7% 증가한 7만7,49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중 EV 모델은 전년 9,900대보다 무려 213.5% 증가한 3만1,032대가 팔려 전체 니로 판매량 중 40%를 차지했다.
지난 2019년 8월부터 인도 시장에 진출한 기아는 첫 연간 판매에 나선 지난해 14만505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마루티 스즈키, 현대차, 타타에 이은 현지 4위 업체로 도약했다. 기아는 인도 현지에서 판매하는 3개 차종(카니발, 셀토스, 쏘넷)이 모두 RV다. 이 중 셀토스는 2020년 10만대에 육박하는 판매량(9만6,932대)으로 인도 SUV 시장 2위, 인도 전체 자동차 시장 8위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성 개선의 일등공신은 RV 차종”이라며 “올해도 셀토스, 쏘렌토, 카니발, 텔루라이드 등 고수익 RV 차종의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글로벌 볼륨 모델인 신형 스포티지 출시로 수익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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