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북한 원전 추진 의혹'을 두고 '이적행위'라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가 즉각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강하게 충돌한 것과 관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종인 국민의힘이 제 무덤을 파고 있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정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의힘 쪽에서 선거철만 되면 들고 나오는 재래식 무기 3종세트가 있다. 망국적 지역감정, 북풍공작, 색깔론"이라며 "쌍팔년도에는 그게 통했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이 재래식 무기는 요즘같은 21세기에는 무용지물이 됐는데 이걸 또 들고 나오는 것을 보면 패색이 짙어졌다는 반증"이라면서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궐 선거 또 망했다. 안 봐도 비디오"라고 쏘아붙였다.
정 의원은 또한 "역사상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는 IMF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이루어졌고 두번째 정권교체는 국정농단에 대한 촛불국민의 심판으로 이루어졌다"며 "재래식 무기 3종세트는 정치판을 흔드는 변수가 되지 못했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정 의원은 "KEDO(Korean Peninsula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를 아는가"라면서 "북한이 흑연감속형 원자로 2기를 동결하는 대가로 미국이 제공하기로 한 1,000MW급 경수로 2기를 건설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 컨소시엄으로 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라고도 한다"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정 의원은 "차라리 이것도 문제 삼으시라. 우리 돈으로 북한 신포에까지 가서 지어주려 했으니까"라며 "국제사회는 전쟁중에도 휴전을 위한 협상과 회담을 한다. 외교의 최대 목표는 국익이다. 국익을 위해서는 적성국(악마)과도 손잡을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어서 "휴전선에서 총 쏴 달라는 총풍사건으로 망했던 세력이 누구던가"라고 물은 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을 공격한다고 흔들릴 국민들이 아니다. 현명한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보지마시라"라고 거듭 국민의힘을 향해 날을 세웠다.
더불어 정 의원은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면서 "물살을 거꾸로 치고올라가는 연어는 번성할지라도 시대를 거꾸로 치고 올라가려는 국민의힘은 망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정 의원은 "국민의힘 정신차리시라. 당신들의 삽질로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것 모르시겠나"라며 "총풍사건으로 그렇게 혼나봤으면 이제 정신차릴만도 한데. 참 답도 없고 약도 없는 분들"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이번 논란과 관련, "문재인 정부가 국내적으로는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원전을 폐쇄하면서 북한에는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며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공소장과 그들이 삭제한 파일 목록을 검토한 후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은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도 했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주장에 청와대는 곧바로 법적 조치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민석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김 위원장은 발언에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정부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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