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형 석유회사 BP가 지난해 순손실 57억 달러(약 6조 3,700억 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 활동이 크게 줄어든 탓인데, 올해에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중심으로 한 기후 위기 관련 정책이 쏟아지며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BP는 지난해 순손실 57억 달러를 기록해 10년 만에 연간 손실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100억 달러의 순이익을 봤던 2019년과 비교하면 엄청난 손실을 입은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좋지 않은 실적이 예상됐지만 금융조사업체 레피니티브의 예상치(순손실 48억 달러)까지 밑도는 수치다.
BP의 버나드 루니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한 고통과 슬픔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석유 수요 급감 및 도로 및 항공 여행 감소로 우리 부문도 타격을 입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올해는 석유 시장 역사상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BP는 2021년은 “더 나은 날”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올해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규제가 쏟아지며 BP의 호실적은 올해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연방정부 소유 토지와 수역에서 석유와 가스 시추를 위한 임차를 동결하고, 2030년까지 연안 풍력발전을 두 배 증가시킨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백악관에 국내 기후변화 정책을 담당하는 직책을 신설하겠다고도 약속하며 기후위기 대처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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