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 소속 승무원들이 우주에서 체류한 지 85일째를 맞았다. 이는 미국 역사상 47년 만에 최장 체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10일 미 더힐, 라이브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우주비행사 4명으로 구성된 '크루-1(Crew-1)'은 지난 7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를 수행한 지 85일째를 맞으면서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이 보유한 이전 기록은 84일로, 1974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첫 우주정거장 '스카이랩(skylab)'에서 마지막 임무를 수행한 스카이랩4 승무원들이 세웠다. 이후 84일 이상 우주에서 체류한 기록은 속속 나왔으나, 이는 모두 다른 국가가 쏘아 올린 우주선을 통한 것이었다. NASA는 2011년 우주왕복선(스페이스 셔틀)의 퇴역 이후 유인 우주 탐사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
크루-1은 지난해 11월 15일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우주선 '리질리언스'의 '크루 드래건'을 타고 27시간의 비행 끝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했다. 마이클 홉킨스, 섀넌 워커, 빅터 글러버 등 NASA 출신 3명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출신 노구치 소이치로 구성된 크루-1은 민간 기업을 통해 우주 궤도까지 가서 주어진 임무를 모두 수행하게 된 첫 승무원이기도 하다.
앞서 스페이스X 소속 우주인 2명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발사에 성공한 크루 드래건을 타고 ISS로 가서 64일간의 단기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 크루-1에 임무를 넘긴 바 있다. 크루-1의 임무 수행 기간은 6개월로, 미국의 최장 기록은 이들이 귀환하기 전까지 매일 경신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오는 4월 크루-1 구성원 교체를 위해 또 다른 드래건 캡슐을 ISS로 쏘아 올릴 예정이다. 스페이스X 승무원들은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이들 우주선에 합류하기로 한 연말까지 교대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 차례 비행 후 우주를 떠나지 않고 세운 연속 체류 최장 기록은 437일 18시간으로, 1994년 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러시아 옛 우주정거장 '미르'에 머물렀던 러시아인 발레리 폴랴코프(79)가 갖고 있다. 또 러시아 우주인 겐나디 파달카(63)는 다섯 차례 비행을 거쳐 생애 통산 879일을 우주에서 생활한 뒤 2015년 9월 12일 지구로 완전히 귀환, 우주에서 가장 오래 체류한 사람으로 기록돼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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