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시작은 우상호 경선후보가 박 전 시장을 ‘동지’라며 그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표하면서다.
우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언론에 보도된 강난희 여사님의 손 편지글을 보았다"며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 제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여연대를 만들어 시민운동의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갈 때도 감탄했고 시민의 삶에 다가가는 서울시장으로서의 진정성에도 감동받았다"고도 했다.
박 전 시장이 재보궐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논란의 당사자임에도 우 후보가 그를 소환한 것은 친여 성향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특히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만큼 우 후보는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실제 친문 성향 시민단체인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가 지난달 23일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무고죄와 살인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박 후보는 우 후보와 달리 박 전 시장과 사실상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지난 8일 라디오 출연에서 "생활형 시장이었다는 것, 복지시스템을 선도했다는 것은 굉장히 주목할만하다"면서도 "취사선택을 할 부분이 있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박 후보 측은 강 여사의 편지에 대해서도 "후보로서 언급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