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이 10조 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로 지난해 말 증가세가 꺾였던 데서 다시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주택 가격 상승 및 주식시장 활황 등으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투자)’ 열풍이 계속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한국은행은 10일 이 같은 내용의 ‘1월 중 가계대출 동향’을 공개했다.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10조 1,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지난해 11월 18조 7,000억원에서 12월 8조 8,000억원으로 줄었으나 다시 한 달 만에 10조 1,000억 원으로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는 7조 9,000억 원 뛰었다. 1월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말 대비 8.5% 증가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7조 6,000억 원 늘었다. 1월만 놓고 보면 지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해 11월 13조 6,000억 원에서 12월 6조 7,000억 원으로 다소 줄었다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제2금융권에서도 2조 5,000억 원 늘었다. 전월(2조 1,000억 원)보다 4,000억 원, 전년 동월(-1조 5,000억 원) 대비로는 4조 원 확대됐다.
대출 항목별로 보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5조 8,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은행권이 전세자금대출, 일반 주담대, 집단대출의 증가로 5조 원을 차지했다. 제2금융권에서는 8,000억 원 증가해 전달 대비 두 배 늘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4조 3,000억 원 증가했다. 이 중 은행권에서 2조 6,000억 원, 제2금융권에서 1조 7,000억 원을 차지했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말 급증하는 신용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을 압박했지만 주택 거래, 공모주 청약 등으로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판단했다. 향후 신용대출 규제가 강화될 것을 우려해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 당국은 “설 자금 공급 및 밀접 접촉 제한업종에 대한 자금 지원에는 애로가 없도록 관리할 것”이라면서도 “상환 능력 위주의 심사 관행 정착을 위한 가계 부채 관리 방안을 마련해 가계 부채 연착륙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지영·조지원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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