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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라도 졸업사진은 남겨야죠”…대학가는 지금 ‘학위복 쟁탈전’

대학마다 코로나 확산 방지 위해 대여량 축소

촬영 미루던 지난해 졸업자까지 몰리며 품귀

선착순 신청 1분 만에 마감…무작위 추첨도

‘30분에 3만원’ 학생끼리 돈 받고 대여 성행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졸업생들이 학위복을 빌리고 있다. 성균관대는 이날 비대면으로 학위수여식을 열었으며, 학교를 찾은 졸업생들은 교내에서 졸업사진을 찍었다. /연합뉴스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한 졸업생이 졸업사진을 찍으며 학사모를 하늘 위로 높이 던지고 있다. /김남균기자


오는 19일이면 정들었던 캠퍼스를 떠나게 되는 중앙대 졸업생 이모(26)씨는 생각지도 않던 고민에 빠졌다. 생애 한번 뿐인 대학 졸업에 맞춰 부모님을 모시고 평생 기억될 사진을 남기려고 했지만 학교 측이 준비한 학위복 대여 추첨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부모님께 학사모를 씌워드리고 사진 찍는 게 오랜 꿈이었는데 포기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외부 사설업체들을 통해 급하게 학사모와 학위복 대여를 수소문하고 있다.

2월 졸업 시즌이 시작된 대학 캠퍼스에서‘학위복 쟁탈전’이 한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학들마다 학사모와 학위복 대여 물량을 대폭 축소하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일부 졸업생들 사이에서는 웃돈을 주면서 학위복을 거래하는 일까지 성행하고 있다.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와 중앙대 등 일부 대학들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빌려주는 학사모와 학위복의 대여물량을 제한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학기 중에도 비대면 수업을 이어온 만큼 졸업시즌을 맞아 캠퍼스 내에 많은 졸업생과 가족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에 맞춰 중앙대는 하루 3번으로 나눠 졸업가운을 대여해 사진촬영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추첨을 통해 졸업가운 대여자들을 뽑기도 했다. 성균관대는 전통 학위복 600벌을 선착순으로 대여하기로 했다. 고려대는 하루 대여인원을 500명으로 제한했으며 올해 졸업자는 평일, 지난해 졸업자는 주말에 학위복을 대여해준다.

문제는 학교 측의 대여물량 축소로 학위복 공급이 크게 줄어든 반면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면서 학위복을 구하지 못한 졸업생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졸업사진을 찍지 못한 채 졸업한 학생들까지 올해 졸업사진 촬영으로 몰리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사모와 학위복을 미처 구하지 못한 졸업생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지난해 졸업했지만 코로나19로 사진촬영을 올해로 미뤄뒀던 중앙대 졸업생 황남경(28)씨는 “유치원 입학식과 대학교 졸업식 사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더 이상 촬영을 미룰 수 없고 졸업가운도 빌릴 수 없는 노릇이라 그냥 사복이라도 입고 찍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졸업자와 달리 올해 졸업생들은 평일에만 학위복을 빌릴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대여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짧아 이미 취업에 성공해 직장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학위복 대여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고려대 졸업생 문모(24)씨는 “졸업가운을 빌리기 위해 입사한 지 얼마도 되지 않아 연차를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현실을 감안해 대여일정을 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학위복 대여에 실패한 학생들은 교내 커뮤니티를 통해 수소문하거나 업체에 직접 문의하고 있다. 한 대여업체 관계자는 “고려대 학위복 100벌을 마련했는데 금방 동이 났다”며 “다른 대학 졸업생들에게도 개별 대여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대학 커뮤니티에서는 ‘학위복을 30분에 3만원 받고 빌려주겠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학들은 학위복 대여시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학위복을 빌리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3월 중 3~4일간 대여일정을 추가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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