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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파에 멕시코도 전력난…기아차 멕시코 공장 일시 가동중단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 차질…GM·폴크스바겐 등도 조업 중단

멕시코 북부에서 LPG 충전을 위해 줄 선 사람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한파에 따른 에너지 위기의 여파로 미국산 천연가스 수급이 어려워진 이웃 멕시코에도 전력난이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000270)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멕시코 공장도 일시적으로 셧다운에 들어갔다.

기아차 멕시코는 18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에 위치한 공장에서 전날 야간부터 조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멕시코 관계자는 "18∼19일 가동을 중단한 후 내주 재개할 예정"이라며 "다만 천연가스 수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공장에선 기아차 K2·K3와 현대차 엑센트가 생산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멕시코 과나후아토주 실라오 공장에서 16일 밤과 17일 가동을 멈췄다. GM은 가스 공급이 적정 수준이 되면 조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독일 폴크스바겐도 모델별로 18∼19일 생산을 부분적으로 중단한다.

미국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는 멕시코는 최근 미국 남부와 멕시코 북부에 몰아친 겨울 한파와 이에 따른 에너지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텍사스주 등에 겨울 폭풍으로 대정전이 찾아왔을 때 멕시코 북부 수백만 가구도 전기가 끊겼다. 강추위 속에 닥친 정전으로 많은 주민이 추위 속에 떨며 어려움을 겪었다.

정전이 복구된 이후에도 전력난 해소를 위해 멕시코 전역에서 순환단전이 이뤄지고 있다.

멕시코는 전력 생산의 60%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소비량의 70% 이상을 미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한파로 미국 내 전력 소비가 급증해 미국의 가스 수출이 줄면서 지난 16일엔 가스관을 통해 미국에서 멕시코로 공급된 천연가스 양이 지난해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로이터가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공급이 줄자 멕시코 천연가스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전날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오는 21일까지 주(州) 밖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금지하겠다는 방침도 밝히면서 멕시코는 더욱 비상 상황이 됐다.

멕시코 정부는 이날 선박을 통해 받을 예정인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대체 에너지원이 있다면서도, 텍사스주의 수출 금지가 시행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국민에게 "전력 체계가 유지되고 정전 사태 피할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저녁 시간 절전으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미국에서도 한파에 따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혹한으로 발전시설 가동이 대거 중단되며 최악의 정전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식수와 식량난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은 3중의 위기를 겪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에서는 나흘 연속 정전 사태가 이어졌다. 정전 피해는 한때 450만 가구에 달했지만, 차츰 복구가 이뤄지면서 현재 55만 가구로 줄었다. 하지만, 완전 복구가 아닌 순환 정전이 반복되고 있어 주민들의 고통은 가시질 않고 있다.

텍사스주 전력망을 운영하는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력 복구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한파가 계속돼 앞으로 이틀 동안 순환 정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주민은 냉기가 서린 집을 나와 승용차에 시동을 켜고 몸을 데운 뒤 잠을 청했고, 바비큐 그릴과 가스스토브, 심지어 촛불까지 동원해 난방을 시도했다.

집 바깥 울타리를 뜯어내 땔감으로 사용하거나 아이들 목각 장난감으로 벽난로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땔감이 부족해지자 나무를 직접 벌목하는 사람도 있었다.

텍사스주 중부 킬린에 거주하는 엔젤 가르시아는 "장난감 나무 블록을 벽난로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 사람들은 현재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 여기 많은 사람은 집 바깥 울타리를 뜯어서 불을 피우고 있다"고 울먹였다.

KP 조지 포트벤트카운티 지역 판사는 "많은 사람이 차 안에서 살고 있다. 이곳은 엉망진창"이라고 호소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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