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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갈등' 신고 급증에...우울증 경찰관 역대 최다

민원 중재하면서 스트레스 심화

심리상담요청 1년새 45% 늘어

인사 불이익 우려 상담 꺼리기도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가족이나 이웃 간 갈등 신고가 늘면서 이를 중재해야 할 경찰관의 정신적 스트레스도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우울증’을 겪는 시민들의 온갖 민원이 현장 경찰들에게 쏟아지면서 심리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4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경제가 경찰공무원의 심리 상담과 치료를 전담하는 ‘마음동행센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 건강 및 우울증 관련 상담을 요청한 경찰관은 8,961명으로 지난 2019년 6,183명보다 45%나 늘었다. 2014년 마음동행센터가 처음 문을 연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다. 센터 1곳당 상담받는 경찰관도 2018년 321명에서 지난해 597명으로 2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마음동행센터는 전국 18곳이 운영 중이다.

취재진이 만난 현장 경찰관들은 코로나19로 늘어난 가족·이웃 간 갈등 신고에 대응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커졌다고 호소했다. 강북구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김 모 경위는 “코로나19 이후 파출소로 접수되는 생활 불편 신고가 크게 늘었다”며 “최근 이슈가 된 층간 소음의 경우 출동 경찰이 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인데도 격앙된 갈등을 중재하느라 매번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도봉구의 한 지구대 관계자도 “최근에는 민원인이 찾아와 ‘집 밖에 내놓은 화분이 깨졌다’며 경찰관들에게 불같이 화를 낸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찰관은 감정 노동 강도가 강한 대표적 직군 중 하나다. 2015년 한국고용정보원의 감정 노동 연구에 따르면 ‘일을 하면서 불쾌하거나 화난 고객 또는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빈도가 높아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 순위에서 경찰관은 텔레마케터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현장 경찰관들의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적절한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경찰공무원은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장애가 발병할 가능성이 일반인의 여섯 배가 넘는 직군”이라며 “그럼에도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상담받기를 꺼리는 이들이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매년 20건 안팎의 경찰관 자살 사고가 벌어지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단계별 전문 상담이나 체계적 치료와 함께 심리 상담을 받더라도 인사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익명성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방진혁 기자 bready@sedaily.com,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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