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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마켓
기존 입장 재확인한 파월···상원 증언 핵심정리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나섰습니다. 이날 발언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정책 변화는 없으며 그대로 간다”입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는데요.

시장에서는 은근 슬쩍 파월 의장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처럼 국채금리 상승에 구두개입을 하거나 좀더 완화적인 정책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기대는 기대일뿐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날 발언으로 연준의 입장이 보다 확고해졌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달러를 포함해 앞으로 정책방향을 점칠 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여럿 있는데요. 이날 발언의 핵심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파월 “인플레 경제에 위협 안 돼…국채금리 상승은 경제회복 자신감”


이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완만(soft)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물론 예전부터 수십 번 되뇌였던 말입니다. 그는 이어 “경제 상황은 우리의 고용과 인플레 목표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실질적인 추가 진전이 있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를 고려해 지금의 자산매입속도(월 1,200억 달러)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연준은 통화정책에서 고용지표를 중시합니다. 이에 대한 기준은 앞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제시했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실업률 혹은 그에 버금가는 수준이 돼야 할 겁니다. 그 전까지는 아무런 조치가 없음 것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셈입니다. 최소 올해는 없을 가능성이 지배적입니다.

그 결과 당분간 국채금리가 올라도 연준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겁니다. 파월 의장은 “국채금리 상승은 회복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아주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는 뜻이죠. 시장의 바람이었던 추가적인 완화책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더 풀 필요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날 미 국채금리는 월가의 일부 우려와 달리 차분했다. 다만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이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경우 채권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우려했는데 발언 직후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했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연 1.34% 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증시는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소폭 상승했습니다. 추가 조치는 없지만 긴축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든 예전처럼 단순히 ‘금리상승→인플레 우려→기준금리 인상’ 공식을 적용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려고 연준이 평균물가목표제까지 도입한 것 아닙니까.

이날 파월 의장은 인플레에 대해 일시적·제한적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했고 물가상승이 나타나더라도 기저효과를 감안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인플레가 경제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한 어조로도 말했죠. 이안 셰퍼드슨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경기호조가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길 원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습니다. 고용이 회복할 때까지 정책지원을 이어나가야 하는데 그 전에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 부채가 많은 기업과 가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에 손을 써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질적인 추가 진전이 있을 때까지 연준은 지원책과 제로금리를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신, 올해 말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희망 제공”…하반기부터는 주의할 필요


이날 파월 의장은 “경기회복은 고르지 않고 완전한 것과 거리가 먼 상태로 남아 있다”며 “앞으로 경로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환자 수 감소와 백신 접종이 올해 말 좀 더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희망을 제공한다”고도 했는데요.



지금까지 연준은 백신접종과 그에 따른 집단면역 형성을 주요 경제 변수로 봐 왔습니다. 전에도 파월 의장이 거론한 부분이지만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시점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파월 의장과 함께 완화적 정책을 이끌고 있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 /AP연합뉴스


옐런 재무장관이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통과시키면 내년에 완전고용으로 갈 수 있다고 했던 말 기억하실 겁니다. 시점이 하나씩 맞아들어갑니다. 즉 지금 페이스대로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인플레가 연준과 재무부의 예측처럼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가게 되면 연말에는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신호가 본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부분도 수차례 언급되고 분석했던 부분이지만 파월 의장이 최근의 국채금리 상승세와 인플레 논란에도 이런 전망을 유지했다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앞서 언급드렸듯 올해는 그냥 넘어가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긴축 논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지만 미리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하반기부터는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준의 시각도 기본적으로 ‘국채금리 상승=경기회복 자신감’입니다. 정책 변화의 분위기가 나타나는 시점을 읽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파월 의장이 “자산가격 상승과 연준 정책에 연관성(link)이 있다”며 “향후 어느 시점에는 연방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는 것도 새겨둬야 합니다. ING는 “연준이 연말 전에 채권매입을 줄여야 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습니다.

‘디지털 달러’ 정책 우선순위 높지만 달러는 기축통화…먼저 나설 필요 없어


이와 별도로 파월 의장이 디지털 통화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영향을 주는 부분입니다. 되레 이 부분이 좀더 흥미롭긴 합니다.

파월 의장은 옐런 장관의 디지털 달러 언급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가 높은 우선순위(high priority)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옐런 장관에 이어 통화당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디지털 화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인데요.

하지만 파월 의장은 중요하지만 먼저하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달러는 기축통화이며 먼저할 필요가 없다”며 “디지털 달러에 대한 중대한 기술적, 정책적 질문이 있다”고 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디지털 달러화에 대한 잇단 발언은 비트코인의 입지를 좁게 만든다.


그동안의 옐런 장관의 비트코인 관련 언급과도 맥이 닿는 부분인데요. 최근 비트코인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결제분야로 영역을 넗히자 재무부가 견제에 나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옐런 장관이 디지털 화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연준도 같은 생각이구요.

다만, 달러가 기축통화인 만큼 다른 나라가 하는 과정을 보면서 좀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기축통화인 달러가 대규모 해킹으로 탈취되거나 다른 곳에 쓰이면 곤란하겠죠. 그리고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 후에도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을 어느 정도 누릴 수 있을지 재볼 겁니다.

상대적으로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비트코인은 개당 5만 달러 선이 무너져 4만8,000달러 대까지 밀렸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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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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