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출산율 꼴찌, AI 시대 인구 전략 새 틀 짜라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가 3만 3,000명 줄어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아진 ‘인구 데드 크로스’가 처음 나타났다. 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 출산율도 0.84명으로 전년 대비 0.08명 줄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1.63명의 절반으로 출산율이 세계 꼴찌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역대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15년 동안 총 180조 원을 쏟아부었으나 성과를 전혀 거두지 못했다. 취업난과 집값 폭등에 짓눌린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해야 했다. 이런데도 정부는 현금 지원이나 육아휴직 확대 등 근시안적 방안만 내놓았을 뿐 근본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이제는 무턱대고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낡은 발상에서 벗어나 인구 감축 시대에 걸맞은 전략을 새롭게 마련해야 할 때다. 인공지능(AI)·자동화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수명 연장 등으로 실제 일할 수 있는 인구가 늘어나는 노동시장 구조의 복합적 변화에 맞춰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전면적으로 새로 짜야 한다.

한 경제학자는 “그동안 정부는 산업 구조의 틀 유지와 인구 감소를 전제로 출산율 제고 목표를 정했다”면서 “AI 시대에는 필요한 노동력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적정 출산율 목표를 새로 산정한 뒤 현실적인 출산율 제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현재 출생아가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20~30년을 내다보는 중장기 인구 계획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인구 문제는 헛돈을 퍼붓는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청년들이 희망하는 출생아 수만큼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교육부터 육아·주거에 이르기까지 삶의 질을 높여주고 고부가가치 기술 위주의 경제가 뒷받침된다면 저출산 문제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 혁신 기술을 지닌 해외 이민자 등을 위한 국내 정주 여건 확보나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도 시급한 과제다.



/논설위원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