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지연됐던 신작들이 올해 초 속속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래에셋대우는 엔씨소프트에 대한 목표 주가를 기존 126만 원에서 175만 원으로 38.9%나 상향했다. 기존 목표치가 지난해 8월 제시한 것이기는 하지만 40% 가깝게 목표치를 한 번에 높인 것이 흔한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번 상향으로 현재 주가(97만 2,000원)와 목표 주가와의 격차는 80%에 달하게 됐다.
미래에셋대우뿐만이 아니다. 최근 증권사들이 잇달아 엔씨소프트의 목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엔씨소프트의 목표치를 120만 원으로 올린 데 이어 한 달 만에 150만 원으로 재차 높였고 한국투자증권은 120만 원으로 기존(110만 원)보다 9%가량 상향했다. 이외에도 흥국증권과 DS투자증권도 각각 120만 원, 130만 원으로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이달 들어 증권사들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기대치를 꾸준히 상향하고 있는 것은 올해부터 엔씨소프트의 기대작들이 줄줄이 시장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미 사전 예약이 진행 중인 트릭스터M을 비롯해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블레이드&소울2가 이르면 3~4월,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프로야구 H3도 출시 예정인 데다 엔씨소프트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는 리니지2M의 일본·대만 출시도 임박해 있으며 아이온2 출시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출시를 넘어서 신작들의 흥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기대감을 키우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트릭스터M은 지난해 10월 사전 예약을 시작한 후 9일 만에 신청자 2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지난 9일부터 사전 예약이 시작된 블레이드&소울2는 사전 예약 18시간 만에 200만 명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블레이드&소울2의 실적이 리니지2M에 버금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신작 기대감에 나오면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이 되고 없으면 주가가 떨어지는 패턴을 반복해온 만큼 내년까지 신작이 줄이어 나오면서 PER이 30배까지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목표 주가를 175만 원으로 높인 미래에셋대우는 내년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 8,960억 원으로 예상하면서 이전 전망치(1조 4,020억 원)보다 35.2% 더 높이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게임 업체들의 주가가 상승 랠리를 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점도 향후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최근 블리즈컨을 개최한 액티비티블리자드의 최근 3개월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22.5% 올랐고 텐센트도 20% 가까이 상승하고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13.6% 정도 올랐다. 강성훈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추가적인 상승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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