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국내 증시는 종가가 3,000선을 내주는 등 조정 국면을 맞았다. 이에 상승장을 주도해 온 성장주를 중심으로 시장이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증권사들은 다음 주까지 국내 증시가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3,020~3,160선, NH투자증권은 2,950~3,150선을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제시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3.05% 하락한 3,012.95로 장을 마감해 겨우 3,000선을 지켰다. 코스닥도 5,30%의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 중 1.61%까지 치솟았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분간 금리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코스피도 3,000선 전후로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중 금리가 미국 기업의 평균 배당 수익률인 1.5%를 넘어가면서 채권의 매력도가 부각되는 것도 주식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투자 심리 위축을 야기한 만큼 당분간 미국 금리 향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인한)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금리 상승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강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경기 개선 속도 대비 상대적으로 빨리 올랐던 주식 시장이 금리 상승이란 변수로 조정을 받았다”며 “이번 조정 구간에서 언택트보다 콘택트, IT(정보기술) 소프트웨어 보다는 IT 하드웨어, 경기 방어주보다는 경기 민감주로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변동성 장세를 이기기 위해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주 저평가 업종(코스피 대비 이익전망치가 상향 조정됐으나 주가상승률은 낮은 업종)으로 화학·기계·자동차·건강관리·증권·디스플레이 등을 꼽았다. 반면 고평가 업종으로는 운송·호텔·레저·소매(유통)·필수소비재·소프트웨어를 제시했다.
한편 다음 주 주목할 만한 이벤트로는 미국의 2월 ISM 제조업 지수 발표와 중국 양회 개최 등이 꼽힌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는 긴축이 아닌 기존 성장 정책(안정 성장)으로의 복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며,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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