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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족이 계좌 15개"…SK바사 '청약 대전' 준비하는 개미군단

◆제도 바뀐 뒤 '첫 IPO 대어'…SK바이오사이언스 9~10일 일반 청약

개인공모의 50% '균등 배정'에

"계좌 숫자 중요" 전략짜기 분주

자녀 등 총동원 물량 확보 나서

대표주관 NH證 계좌 2배 급증







경기도 일산에 사는 40대 주부 김 모 씨는 지난달부터 증권사를 돌면서 자녀 3명의 이름으로 신규 계좌를 개설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본인과 남편은 이미 3개 증권사에 비대면 계좌를 터놓았으나 미성년 자녀의 계좌 개설을 위해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소액 청약자들에게도 균등 배분하도록 공모주 청약 제도가 개편된 후에는 청약증거금보다 청약 계좌 숫자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복수 증권사에서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총 15개의 계좌를 준비했다”며 “계좌당 한 주라도 받게 되면 쏠쏠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발품을 팔았다”고 말했다.

4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공모주 제도 개편 이후 첫 ‘대어급’ 기업공개(IPO)인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달라진 청약 제도에 맞춰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분주하게 청약 전략을 짜고 있다.

우선 복수 청약이 허용되다 보니 공모 주관 증권사에는 신규 계좌를 개설하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개편된 제도에 따르면 전체 공모 물량 중 25%(기존 20%)를 개인 투자자들에게 배정하고 이 중 다시 50% 이상을 ‘균등 배정’한다. 청약증거금 규모에 상관없이 최소 청약 기준(10주)만 넘기면 n분의 1로 나눠주는 식이다. 나머지 50%는 청약증거금에 따라 ‘비례 배정’된다. 이제는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으는 것 이상으로 청약 계좌 숫자를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특히 미성년 자녀, 노부모 등 가족들의 계좌를 총동원해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 SK바이오사언스 공모를 주관한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자녀 명의의 계좌를 트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로 지점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 주관사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 물량을 보유한 NH투자증권의 경우 1월 31만 개, 2월 30만 개의 신규 계좌 개설이 이뤄졌다. 이는 11월과 12월 각각 11만 개와 20만 개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금융 당국은 복수 청약을 금지한다는 방침이지만 관련 시스템 구축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투자자들이 청약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시세 차익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공모 가격이 수요예측 밴드 상단인 6만 5,000원으로 결정돼도 ‘따상’을 기록하면 16만 9,000원이다. 따상은 시초가 상한가(100%) 후 장중 상한가 30%를 달성하는 ‘더블 상한가’를 의미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장외 거래 가격(20만 원 안팎)에 대한 거품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공모 예정가에 비해서는 현격하게 높다. 한 개인 투자자는 “한 주당 10만 원 안팎의 차익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며 “6개 증권사에서 적어도 1주 이상씩 받으면 수십만~수백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각 증권사당 20만 건씩 청약이 들어온다고 가정할 경우 청약한 이는 누구나 NH투자 5주, 한투 3주, 미래에셋대우 3주, SK증권과 하나금융투자 1주, 삼성증권은 0~1주를 받을 수 있다. 균등 배정 물량이 14만 3,438주인 삼성증권은 청약자 숫자가 이를 넘어서면 추첨제로 배분한다. 또 하나금융투자를 제외한 5개 증권사는 균등 배정 물량을 50%까지로 결정했다.

증거금이 많을수록 주식을 더 주는 ‘비례 배정’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물량이 많은 증권사에 남은 자금을 한 번에 넣는 게 유리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5개 증권사에는 최소 청약증거금 32만 5,000원(10주·증거금률 50%)을 넣고 남은 청약증거금은 물량이 많은 증권사인 NH투자·한국투자·미래에셋대우 중에서 경쟁률이 낮은 곳에 몰아서 청약하는 게 최적의 조합”이라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에 사상 최대의 청약증거금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카카오게임즈는 청약증거금 58조 5,543억 원을 기록했다. 오는 9~10일 일반 공모에 나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부터 이틀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공모가 밴드는 4만 9,000~6만 5,000원이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의 공모가 밴드를 넘어 청약하겠지만 SK바이오팜의 전례에 따라 6만 5,000원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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