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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탄소제로와 산불방지

최병암 산림청 차장

최병암 산림청 차장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는 온 인류가 매달려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올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으로 전 세계가 기속될 파리 기후협정의 실효성 있는 가동에 청신호가 켜졌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탄소 제로 달성을 국가 목표로 설정해 이를 천명했다.

산림 분야에서는 UN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에 약 1조 그루 나무 심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고, 우리도 2050년까지 약 30억 그루의 나무 심기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기후의 온난화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 산불이 급증하고 있어 탄소 제로 달성을 위한 인류의 노력에 심각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전 세계 산불은 매년 8만 여건이 발생해 한 해에 인도의 영토보다도 큰 약 3억 4,000만ha의 산림이 소실된다고 UN 환경보고서는 보고하고 있다. 이를 세계 산림의 ha당 평균 입목축적량(137㎥)과 단위 입방(㎥)당 탄소저장량(약 0.53t)을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산불로 매년 약 247억톤의 탄소가 방출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2000년 동해안 산불이 역대 최대 산불(23,794ha)로 기록된 이후 다소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13년부터 증가해 연평균 474건의 산불로 연간 약 1,120ha의 산림이 소실되고 있다. 작년 한 해만 620건의 산불이 발생해 여의도 면적 10배 이상(2,919ha)의 숲이 사라졌다. 지난해 산불로 약 22만6,000톤의 탄소가 발생했다. 올 들어서 지난 1일 현재 총 130건의 산불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3%나 증가했다.

지난 2월 21일부터 2월 22일 이틀 동안에만 13건이 발생했고 그 중 경북 안동산불은 산림 250㏊, 주택과 창고 각 1동이 피해를 입었으며, 130명의 주민이 야간에 긴급 대피를 해야만 했다.

전체 산불의 67%가 봄철에 집중되는데, 특히 양간지풍이 부는 강원 동해안 지역은 사소한 불씨도 큰불로 확산될 위험이 높아 최근 3년 연속 대형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산림청은 산불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목표로 2021년 ‘K-산불방지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지난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설정하여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를 24시간 휴일없이 가동하고 있으며, 전국에 300개의 지역산불방지대책본부가 산불에 대비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할 경우 산불확산예측 등 7종의 시스템을 탑재한 지휘차를 현장에 투입해 통합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유관기관과 협력해 총력 대응한다.

산불진화의 핵심인 헬기는 산림청 48대, 지자체 69대, 유관기관 57대 등 총 174대가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지상에서는 산불특수진화대를 비롯한 공중진화대, 산불전문예방진화대, 산불감시원 등 2만1,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정예 공중진화대 및 산불특수진화대는 화두(불머리) 또는 접근이 어려운 곳에서 선봉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산불 조기 발견을 위해 연기·불꽃 등을 감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과 적외선 기능을 장착한 스마트 CCTV, 드론산불감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진화 대원과 헬기의 궤적이 그대로 표시되는 ‘상황관제시스템’과 산불 경로를 예측하는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은 진화 인력과 지역 주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산불은 한순간에 일어나 다량의 탄소를 일시에 배출할 뿐 아니라 야생 동물은 멸종 위기까지 처해질 수 있으며, 무엇보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위협한다. 또 숲을 원 상태로 복구하는 데는 100년 이상의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산을 사랑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산불 예방으로 표현해 주시기를 간곡히 기대한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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