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정부의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의 절차와 적정성 대해 감사를 진행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은 5일 ‘에너지 전환 로드맵과 각종 계획 수립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에너지전환 로드맵 분야 등 3개 분야 6개 사항에 대해 관련 법률과 법원 판례, 법률자문 결과 등을 토대로 검토했으나 위법하거나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공론화위원회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의 축소를 권고할 수 있다고 봤다. 법원 판결이나 공론화위원회의 보도자료 등에 비춰 공론화위원회는 자문기구라서 그 심의·의결사항이나 권고에 대외적인 구속력이 없다는 결론이었다. 또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에너지기본계획’과 내용이 다르다 하더라도 ‘에너지기본계획’을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상위계획으로 볼 수도 없고, 상위계획으로 본다 하더라도 행정기관의 광범위한 계획 재량을 감안할 때 그것만으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국무회의는 정부의 중요한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이고 에너지전환 로드맵은 국정의 기본계획 또는 중요 정책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정부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수립한 것에 대해 위법하다거나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 2019년 6월 정갑윤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이 시민 547명의 동의를 받아 공익감사를 청구하고, 지난해 11월에도 비슷한 내용의 국민감사가 청구되면서 이뤄졌다. 감사 대상은 2019년 6월과 2017년 12월 각각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립 절차의 적정성 여부 등이었다.
감사는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대상으로 지난 1월11일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서면 감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1월18일부터는 관계자 면담 등 현지 확인 출장도 진행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이번 감사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겨냥한 감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감사가 시작된 지난 1월 “감사원이 중립성을 가지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며 “감사권을 남용하지 말고 정치 감사를 즉각 멈추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 심복들이 약장수처럼 엉터리 변설을 늘어놓고 있다”며 “오만 떨지 말라”고 경고했다.
감사원은 이를 두고 정치적 해석과는 거리를 두는 쪽으로 선을 그어 왔다. 감사원은 지난해에도 월성1호기의 경제성 조작 여부에 대한 감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내부자료를 대거 삭제한 산업부 공무원들은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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