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무인 매장을 열었다. 기존에 무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KT에 이어 LG유플러스까지 무인 매장을 열면서 통신사들의 ‘언택트 채널’ 확보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LG유플러스는 22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르메이에르종로타운 1층에 ‘U+언택트스토어’를 오픈했다. 광화문 직장인들이 점심 시간에 가장 많이 찾는 상가 빌딩 중 하나다. 매장에 들어가니 접객하는 직원 대신 웰컴보드라고 쓰여 있는 키오스크가 눈에 띄었다.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고 PASS앱으로 본인 인증을 마치자 QR코드가 발급됐다. 한 번만 발급받으면 매장 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직장인들이 점심 시간을 쪼개 간단한 업무부터 휴대폰 단말기 개통까지 할 수 있게 시간을 단축했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실제 기기 개통 시간을 확인해봤다. 웰컴보드부터 시계 방향으로 늘어선 유심 자판기, 요금 수납·요금제 변경 키오스크, 체험존을 지나자 셀프 개통존이 부스 형태로 두 개 있었다. 개통존에 들어가 혼자서 태블릿을 통해 원하는 핸드폰 기종을 선택하고 색상부터 가입유형(기기변경·번호이동·신규가입)·할부 기간·요금제 등 주요 정보를 입력했다. 걸린 시간은 40초 남짓이었다. 각 과정마다 직원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반가웠다. 이어 본인 인증을 다시 한 번 하면 추가적인 서명·사인 없이도 모든 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처리돼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주민등록증을 스캔하거나 6개가 넘는 약관 항목에 이름을 쓰고 사인을 하는 것 또한 생략돼 피로도가 낮아진 느낌이었다. 본인 인증 과정에서 오류가 떠서 직원 호출 서비스를 눌렀다. 그제서야 셀프 개통존 옆에 마련되어 있는 대면 상담실에서 직원이 나타났다. 무인 매장 기획에 참여한 윤성현 LG유플러스 매장고도화 TF 선임은 “싱가포르의 대형 통신사 싱텔이 선보인 이동형 무인매장 ‘언박스드’에서 화상으로 직원 호출을 하는 서비스를 벤치마킹했다”며 “화상 상담뿐만 아니라 직원이 직접 원격으로 처리 과정을 도울 수 있는 원격 제어 서비스까지 고안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개통이 완료되자 종이로 인쇄된 QR코드 티켓이 출력됐다. 이를 개통존 부스 바로 옆에 있는 무인 사물함 리더기에 비추자 구매한 스마트폰 기기와 유심카드가 각각 나왔다. 이 모든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단 10분. 윤 선임은 “보통 오프라인 매장에서 휴대폰을 개통할 경우 직원으로부터 약관 등 설명을 듣고 사인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며 “무인매장에서는 신규 가입의 경우 10분 이내, 번호 이동의 경우 20~30분 내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무인 매장은 직원의 도움 없이도 이미 기기와 요금제에 대해 사전 정보를 충분히 갖고 있는 MZ세대를 타깃으로 마련됐다. 박성순 유플러스 채널혁신담당은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종로에는 MZ세대 직장인이 많고 무인으로 하는 업무에 익숙하고 빠른 업무처리를 원한다"며 "주택가나 고령자가 많은 상권에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언택트 매장은 명확히 MZ세대를 타깃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사들과 달리 모든 업무를 무인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올해 부산·대전·대구·광주에도 언택트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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