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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적자에도 '그림자 급여' 잔치

<주인 없는 공기업…만연한 모럴해저드>

文정부 출범 이후 '사내복지기금'

10대 공기업 3년새 1,401억 늘어

영업익은 70% 가까이 줄었는데

저금리 주택대출·현금 혜택 '펑펑'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국내 10대 공기업이 쌓아둔 사내근로복지기금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3%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복지기금은 기업들이 영업이익 중 일정 부분을 적립해 근로자 복지를 위해 쓰는 돈으로, 월급 통장에는 찍히지 않지만 현금성 혜택이 주어져 ‘그림자 급여’로도 불린다. 공기업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영업이익이 70%가량 줄었음에도 복지기금 적립액을 늘려 임직원들에게 2% 초반의 저금리 주택담보대출과 각종 현금성 복지 혜택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서울경제가 공공 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LH·한전·도로공사·한수원·가스공사·수자원공사·코레일·석유공사·인천공항공사·남동발전 등 10대 공기업의 사내복지기금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지난 2016년 말 1조 750억 원에서 2019년 1조 2,151억 원으로 13.1%나 늘어났다.

반면 이 기간 이들 기관의 합산 영업이익은 23조 1,431억 원에서 7조 688억 원으로 69.4%나 감소했다. 적자를 내거나 영업이익이 줄었는데도 직원 복지에 쓰는 돈은 매년 불어난 셈이다. LH는 2019년에만 473억 원을 사내복지기금에 출연했고 수자원공사와 도로공사도 같은 해 145억 원과 53억 원을 각각 복지기금에 보탰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2%대 저금리 주택자금대출이나 가전제품·의류 등을 구매할 수 있는 복지몰 포인트 등으로 지급됐다.



문제는 이 같은 ‘그림자 급여’가 신의 직장인 공기업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국 10인 이상 사업체 30만 203곳 중 복지기금이 설립된 기업은 1,672곳(0.6%)에 불과하다. 고용 복지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또 낙하산 감사들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부패와 비리의 근원인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통제는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공공 기관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주인이 없는 공기업 특성을 감안해 내부 통제장치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2013년 원전(原電) 비리 때처럼 대대적인 공공 기관 쇄신 운동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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